궁금(걷기·도보) 218

[2022.10.29] D+31 산티아고 순례길 (사모스 Samos)

갈리시아 지방의 날씨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어제 밤새 창문을 덜컹 거리며 바람이 불더니 아무리 우기라고 해도 갑자기 비가 오는가 하면 잠시 또 그치기를 반복하니 도대체 날씨에 대한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비 오고 바람 거세 져서 인지 길 위에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이른 아침 숙소 앞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택시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우린 너무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목적하는 바를 취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이 깊어진다. 폰프리아에서 사모스까지 19.8Km 6.5시간, 누적 거리 663.7Km를 걸었다. 남은 거리는 132.6Km로 추정된다. 트래킹 앱도 비의 영향인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참고자료의 거리를 이용할 수 밖에. 오늘코스는 1,500m 고도에서 500m..

[2022.10.28] D+30 산티아고 순례길 (폰프리아 Fonfría)

오늘 이번 도보여행의 목적지이며, 주도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가 있는 갈리시아 자치주로 넘어왔다. 카스티야이레온과 갈리시아의 경계에는 약 1,500m의 해발에 달하는 고산이 경계를 하고있다. 이 산이 그 유명한 칸타브리아산맥의 일부인지 개인적으로 확인을 할 수 없었지만 확실한 것은 갈리시아 쪽으로 넘어 오면서 밀, 옥수수, 포도밭 등 평원에서 볼 수 있는 작물 재배지는 없어지고 고산 구릉지대에 가축을 방목 할 수 있는 초원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지방에서는 축산이 발달 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하루 종일 걸으며 고산지대의 방목지가 눈에서 떠나지 않았다. 베가 데 발까르세에서 폰프리아까지 24.8Km 8시간, 누적 거리 643.9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52.4Km로 추정된다. 갈라시아로 넘어오면서 이..

[2022.10.27] D+29 산티아고 순례길 (베가 데 발까르세 Vega de Valcarce)

오늘은 두 종류의 길을 걸었다. 세시간 정도는 포도밭으로 꾸며진 전원을, 그리고 나머지 네 시간은 협곡(?)으로 난 도로 옆의 인도 길이다. 까까벨로스에서 베가 데 발까르세까지 26.7Km 7시간반, 누적 거리 620.1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76.2Km로 추정된다. 최근 몇일 중 비와 상관없이 걸었던 하루였다. 목적지에 일찍 도착하여 시간적여유가 생기면 주변 마을을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 일찍 출발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동이 틀 때까지 속도가 나지 않으니 결국 길 위에 있는 시간만 길어지는 것 같다. 세상 모두 만족 할 일 없고 하나 얻으면 하나 잃는다는 것을 머리는 깨우쳤는데 몸은 따라 가질 않는다. 포도밭 길은 포도밭 대로 좋은 의미를 부여 했다면, 계곡의 도로변 또한 지루하지만 의미를 ..

[2022.10.26] D+28 산티아고 순례길 (까까벨로스 Cacabelos)

집에서 가출 한지 한달이 다되어 간다. 이제 도보여행은 종반을 향해, 그리고 여행 전체로는 중반을 향해 가고있다. 시간의 흐름을 잠시 망각하며 살고 있다 보니, 그 시간의 흐름이 내 삶에 어떤 의미로 다가 오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유심 교체 주기가 되었다. 한달이 유효 기간인 유심을 구입하여 쓰다 보니 지금껏 쓴 기간과 앞으로 써야 할 기간을 고려, 그리고 매장이 있는 도심을 지나가는 시점을 고려하니 딱 오늘이다. 매장을 찾고 필요한 사양을 요청하는 일이 그리 만만치 않다. 설령 유심 교체가 끝났다 해도 이것 저것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니 한시간 이상을 매장에서 보냈다. 그래서 확보한 조건이 130GB, 한달 사용, 20유로다. 데이터 없이는 촌음이 불안하다 보니 오늘 유심을 해결 한 것 ..

[2022.10.25] D+27 산티아고 순례길 (몰리나쎄카 Molinaseca)

스페인의 대 도시를 보지 못했으니, 내가 본 스페인의 일부지역에 국한하여 말하는 것이다. 더구나 내가 지금 보고 느끼는 것이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수도권이 아닌 시골의 한 지역을 걷고 있기에 스페인 전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을 전제 한다. 우선 너무 깨끗하다. 쓰레기 통은 보이지만 마을주변으로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마을이 돌이나 세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으니 그 또한 깨끗할 수 밖에 없다. 마을 대부분은 집 규모에 비하면 작은 도로와 골목길로 형성되어 있어 아기자기 한 맛이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집의 구조가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으니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무얼 하며 지내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라바날 델 까미노부터 몰리나쎄카까지 26.4Km 약 9시간, 누적..

[2022.10.24] D+26 산티아고 순례길 (라바날델까미노 Rabanal Del Camino)

오늘 도보 구간 조정으로 20여Km의 거리를 걷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느즈막히 숙소를 나섰다. 날씨가 흐리기도 했지만 해도 늦게 뜨니 8시가 되어도 주변은 어두 컴컴하다. 아스트로가 대성당과 가우디가 설계에 관여 했다는 주교궁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들이 이곳에 있다고 하는데, 초심과 달리 걷는 것 이외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 시간도 못 가 비와 강풍으로 우비를 뒤집어 쓰고 걷다 보니 갑자기 나 여기 왜 있는 지가 궁금해 진다. 더구나 평소 비를 맞으며 움직이기를 너무 싫어하는 아내와 함께 걷고 있자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한 시간 반 정도 비를 맞고 걷다 보니 비가 그친 하늘에 커다란 무지개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우중충 했던 마음도 무지개를 보니 맑아지기 시작했다. 아스또르가부터 라바..

[2022.10.23] D+25 산티아고 순례길 (아스또르가 Astorga)

오늘도 하늘은 잔뜩 화가 났다. 우기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도보를 시작한 이후 비 다운 비를 만나지 못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심각하게 비로 인한 거리 계획을 수정하는 것 같다. 지금껏 걸은 기록을 근거로 열 하루 정도 더 걸어야 할 것 같은데, 비와 누적된 피로가 계획된 일정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늘은 산 마르띤 델 까미노에서 비아레스데 오르비고를 거쳐 아스또르가까지 13.9 + 10.4 = 24.3Km 약7시간반, 누적 거리 524.8Km를 걸었다. 남은 거리는 271.5Km로 추정된다. 트래킹 앱이 생각지도 않게 종료가 되는 바람에 오늘은 두개로 기록을 내어 합산을 했다. 어제 머물렀던 숙소는 작은 마을에 속해 있었다. 숙소에서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니 주변 식당이나 숙소의 주방을 ..

[2022.10.22] D+24 산티아고 순례길 (산마르띤델까미노 San Martín Del Camino)

드디어 남은 거리의 백 단위 숫자에 2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레온에서 산 마르띤 델 까미노까지 27.1Km 약7시간, 누적 거리 500.1Km를 걸었다. 남은 거리는 296.2Km로 추정된다. 어제까지 이틀 이곳에서 침술원을 하고 계신 분에게 나는 발목 통증, 아내는 무릎 통증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도 결과가 좋은 것 같다. 도보여행은 시간이 흐를수록 같은 강도의 피로나 통증이라고 하더라도 배가되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언제 이렇게 다시 길 위에 서 있을 기회가 주어질 줄 모르니 통증을 수반한 걸음 일지라도 열심히 걸어야겠다. 새벽부터 안개비가 레온 시가지를 덮고 있다. 해는 뜰 생각을 하지않고 기온은 영상10도 안 밖으로 싸늘함이 느껴진다. 도시 레온을 빠져 나오는데 한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리하..

[2022.10.21] D+23 산티아고 순례길 (레온 Leon) 2

도보여행을 하루 멈추고 이곳 레온에서 휴식을 취하고있다. 결혼 날짜를 잡아 놓고 직장을 그만둔 다음 산티아고에 온 수원 사는 딸 또래의 여자 젊은이는 생각처럼 체력이 받쳐 주지 않는 것 같다. 오늘 레온에 들어오면 침술원에 들리겠다고 꼭 치료 받은 후기를 알려 달라고 했다. 대구에 사신다는 72살의 할아버지와 인천에 살다가 해외로 나가 살다가 한국으로 되돌아 왔다고 하는 60대 중반 두 초로의 남자들은 팜플로냐에서 만나서 지금껏 아웅다웅 하면서 함께 걷고 있단다. 발에 물집이 생겼음에도 일정을 맞추느라 우리를 앞질러 갔다. 그 나이에도 건강보다 더 비중을 둘 일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그건 내 생각 일 뿐. 물과 간식을 구하려 들렀던 대형 마트에서 현지인으로서 70은 넘었음 직 한 두명의 도보 여행자중 흰머..

[2023.03.24] 삼남길 제8길, 9길일부구간

2~3일 전부터 봄꽃들이 다투어 꽃망울을 터뜨렸다. 오산대역을 출발하여 8길 시작점인 은빛개울공원으로 가는 길이 그리 가깝지는 않다. 은빛개울공원을 출발하여 한참 공사중인 도로변을 따라가다 물향기 수목원을 왼쪽으로 끼고 야산을 지나, 오산천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맑음터 공원이 나온다. 한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둘레길을 걷는 고등학교 동창들 과의 도보여행이다. 지난해 11월 산티아고를 다녀오고 나서, 과천의 남태령을 출발한 삼남길 걷기는 4개월이 지나는 동안 이제 두번 정도 걸을 거리를 남겨놓고있다. 가곡리에서 걷기를 종료하고, 진위전철역을 경유하여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