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걷기·도보) 218

[2023.10.23] 경기옛길 영남1길

지난해 몇차례로 나누어 완주했던 '경기 옛길의 삼남길'은 경기문화재단에서 조성한 역사와 문화유산의 취지를 온전히 이해 하지 못했음에도 완주 한 것으로 나름 의미를 부여 했었다. 한동안 허리 통증으로 중단했던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둘레길 걷기를 경기 옛길의 “영남길” 을 걸으며 다시 시작했다. 한양에서 부산으로 가는 영남대로의 첫 관문, 다시 말하면 부산에서 한양으로 오는 마지막 관문인 ‘제1길 달래내 고개길’은 각종 개발로 훼손 되어진, 그래서 옛길의 정취는 오간데 없는 길을 걸으며 못내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러한 이유로 하루라도 더 빨리 이 길을 완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크 노벨리로 대변되는 건물 주변의 잘 꾸며진 공원 주변에서 영남길이 전해주는 역사의 이야기는 뒷전이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느라 ..

[2023.05.10] 삼남길(경기옛길) 마무리 도보

지난해 12월 초 남태령에서 첫발을 내딛었던 삼남길 경기구간 도보여행, 약 10여차례 5개월 동안 안성천까지 완주를 하였다. 안성천은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선에 있다. 오늘 역시 미세먼지와 도심의 개발로 인하여 흐트러진 옛길의 흔적을 찾기 힘든 것이 도보여행의 방해 요소였다. 고등학교 동창5명이 한달에 두 번 만나 걸었던 그간의 도보는 개인사정으로 전원 참석이 어려웠던 구간이 있었지만, 오늘은 모두 참석하여 삼남길 완주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평택역 부근에서 조촐하게 쫑 파티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오랜만에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녁늦게 안양에 도착을 했다. 모두들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걷고 대화하면서 보내지는 시간들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 해 주었다.

[2023.04.12] 삼남길 9길 진위향교

2014년 1월에 한번 걸었던 길이니 9년이 지나 친구들과 그 길을 다시 걸었다. 진위전철역을 출발하여 가곡리, 진위면사무소, 진위향교, 흰치고개쉼터, 원균장군묘, 옥관자정까지 약 19Km를 걸은 다음 버스를 타고 서정리 역으로 나왔다. 5시간 반이 걸렸고, 날씨는 미세먼지가 많음으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걷기 전부터 마음에서 움직이는 작은 설레임이 감지 되었다. 물론 오래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다는 것도 감회가 깊지만, 그보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그 길에 대한 좋었던 느낌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걸었던 삼남길 중에서 가장 편한 느낌을 받았다. 더구나, 진위 향교 주변은 풍수지리를 모르는 사람도 진위천과 그 앞의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 질 수 밖에 없다. 진위 면사무소 뒤..

[2022.11.06] 산티아고 순례길 (피스테라 Fisterra)

대충 예상은 했었다. 당분간 어떤 Activity도 이 도보여행을 대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담배나 술(은 들은 바에 의하면)에 중독을 경험한 사람이면 그 어떤 것 보다도 우선 순위에 있었던 그것. 그저 걷는 것에만 온 신경을 쏟다 보니 말로만 듣던 피스테라와 묵시아는 왜 들 가는지 그곳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고, 시간도 나고 남들도 다 간다고 하니 그들을 따라서 현지 원 데이 투어에 참여를 결정 했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하고 다음날로 일정을 잡았으나, 선뜻 나서질 못했다. 왠지 도보를 그쳤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였다. 오늘 또 어딘지 걷지 않으면 안될 기분, 이런 것이 중독 증상의 일부 아닐까? 그냥 하루를 쉬었다. 먹고 쉬고 자고 포루투로 갈 버스 터미널로가서 표도 예약하고 와서 또 쉬..

[2022.11.04] D+37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데 곰포스텔라)

산티아고 곰포스텔라에 도착했다. 9월29일 프랑스의 생장을 출발했으니 36일 만에 도착이고 중간 2일의 휴식을 가졌으니 34일동안 길 위에 있었다. 하루 평균23Km를 걸었고, 8~9Kg의 배낭은 길 위에 있는 동안 등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장 우려를 했던 아내와의 동행은 중간에 무릎과 정강이의 통증으로 잠시 고민을 하였지만 잘 마무리 되었고, 이는 힘들 때 알아서 서로를 배려 한 때문 일 것이다. 나의 1순위 버킷 리스트에 과감히 동참을 하고 끝까지 완주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귀국까지 남은보름정도는 포루투갈로 이동하여 휴식과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을 할 계획이다.

[2022.11.03] D+36 산티아고 순례길 (라비꼬야 Lavacolla)

지금 머물고 있는 라비꼬야숙소에서 산티아고 공항까지 거리는 약 2Km정도다. 숙소에는 산티아고 도보길 완주 후 서쪽 땅끝 대서양 해안인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 패키지로 둘러보는 여행 안내문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운송서비스를 해준다는 안내문이 눈에 뜨인다. 완주 후 이곳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살세다에서 라비꼬야까지 20Km에 7시간30분, 누적 거리 786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0.3Km로 추정된다. 예정대로 내일 오전에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비 예보가 신경이 쓰인다. 도보여행을 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중 가장 절실하게 오가는 내용 하나가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한달 이상 한국 음식을 못지 못하다 보니 힘들고 어려울 땐 더욱 더 한국에서 먹던 음..

[2022.11.02] D+35 산티아고 순례길 (살세다 Salceda)

숙소를 예약하려 하니 몇몇 숙소가 "Closed for the season"으로 뜬다. 10월 말로 문을 닫는 숙소가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불과 몇 시간 사이로 상황이 바뀌니 당황스럽다. 그나마 그렇게 알림을 주니 다행일 수도 있겠다. 도보 도중 카페나 바를 이용하는 경우는 식사나 목마름을 해결하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그곳을 들린다. 물론 그 기회를 활용하여 비타민(착즙 오렌지 쥬스)도 보충하고 당(밀크커피에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까페 꼰레체')을 보충하는 기회로 삼기는 하지만 11월달로 들어서니 문을 연 카페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11월1일이 스페인 공휴일인 만성절(= 모든 성인 대축일)이어서 더더욱 카페나 바가 문을 닫았는 지는 오늘이 지나고야 볼 일..

[2022.11.01] D+34 산티아고 순례길 (멜리데 Melide)

일주일쯤 되었나 보다. 젊은 친구 둘과 동행을 했었다. 우리 보다 사흘 늦게 출발 하였다고 하니 우리보다 사흘 빠른 걸음을 걷고 있었다. 숙소 정보 공유 관계로 다음 목적지를 물어보니 의외로 짧은 거리이다. 지금껏 걷던 패턴과 다른 이유를 물어보니 처음에 너무 거리에만 집착을 하다 보니 빨리는 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아 가능한 볼 것 보고 느끼며 걷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 사흘 후면 도보여행이 끝난다. 이제 서야 남은 구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젊은이들과 달리 판단도 느려지는 것 같아 씁쓸함이 밀려온다. 벤따스데나론에서 멜리데까지 28.5Km 8시간50분, 누적 거리 742.3Km를 걸었다. 드디어 남은거리가 54Km로 추정된다. 어제 밤에는 심하게 내리..

[2022.10.31] D+33 산티아고 순례길 (벤따스 데나론 Ventas de Narón)

스페인은 오늘부터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날이다. 평상시 보다 한시간 시계를 뒤로 돌려놓고 한시간 늦게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20~30대라고 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여튼 사고를 당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사나흘 동안 지속된 비로 심신이 지쳐 있었지만 서머타임으로 한시간 여유를 갖고 도보를 시작한다. 더불어 날씨도 쾌청하다. 모르가데에서 벤따스 데나론까지 24.8Km 7시간30분, 누적 거리 715.3Km를 걸었다. 드디어 남은거리가 100Km 이내 (81Km)로 들어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나흘 내로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을 것같다. 사리아 이후 걷는 것이 더 ..

[2022.10.30] D+32 산티아고 순례길 (모르가데 Casa Morgade)

꿈을 언제 꾸었는지 기억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최근 들어 꿈을 꾼 적이 없다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밤 꿈이 선명하게 상기되었다. 막내 처남이 화가 난 표정으로 뭔지 모를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별일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모스에서 모르가데까지 27.4Km 7시간40분, 누적 거리 691.1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05.2Km로 추정된다. 오늘도 트래킹 앱은 비로 인함 인지 자주 파업을 했다. 아침부터 비와 바람을 안고 도보를 시작한다. 어제 내린 비로 길은 한껏 젖어 있었고, 사모스에서 사리아로 나오는 길은 오르막 내리막을 번복한다. 비의 변수를 생각 치 않고, 노르멀 하게 25Km이상의 거리를 오늘 걷기 목표로 잡았으나 이게 장난이 아니다. 10월중순 이후엔 많은 숙소와 쉴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