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걷기·도보)/경기옛길삼남길

[2023.04.12] 삼남길 9길 진위향교

루커라운드 2023. 4. 14. 16:52

 

2014년 1월에 한번 걸었던 길이니 9년이 지나 친구들과 그 길을 다시 걸었다. 
진위전철역을 출발하여 가곡리, 진위면사무소, 진위향교, 흰치고개쉼터, 원균장군묘, 옥관자정까지 약 19Km를 걸은 다음 버스를 타고 서정리 역으로 나왔다.

5시간 반이 걸렸고, 날씨는 미세먼지가 많음으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걷기 전부터 마음에서 움직이는 작은 설레임이 감지 되었다. 물론 오래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다는 것도 감회가 깊지만, 그보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그 길에 대한 좋었던 느낌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걸었던 삼남길 중에서 가장 편한 느낌을 받았다. 더구나, 진위 향교 주변은 풍수지리를 모르는 사람도 진위천과 그 앞의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 질 수 밖에 없다. 진위 면사무소 뒤로는 제법 많은 전원 주택이 일찍이 들어서 있는 것 같았고 뒤로 감싸진 산세가 나즈막 하면서도 마을 둘레를 살포시 감싸고 있었다.

꼭 걸어서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차를 세워놓고 주변을 둘러 볼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또한 진위 면사무소를 향해 가는 과수원이 있는 길은 배꽃이 피는 봄에 꼭 한번 다시 걸어 보고싶다.

 [2014.1.5 – 진위고을길을 걷고 난 후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서] 

너른 배 밭을 보면서 배꽃이 피는 봄에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이미 잊고 지내고 있었다. 아쉽게도 올해는 봄이 빠르게 온 탓인지 배꽃의 절정기는 지났지만, 그때의 생각대로 걸을 수 있었으니, 무엇인가 간절하게 기원을 하면 이루어 진다는 말을 확인한 셈이다.

그때와 달리 주변은 많은 건물이 들어섰다. 아마도, 반도체와 관련된 공장들과 물류창고들 인 것 같다. 앞으로 10년후를 생각한다면 배 밭은 남아있기는 할까?

이번에도 밭은 고사하고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곳으로 길의 중심이 들어가 있어 주변을 한바퀴 돌아서 다시 원래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덕분에 계획한 거리보다 4Km를 걸었다. 

자꾸 오래전의 일들을 소환하여 비교하고, 기억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 인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결국 어제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듯이 과거를 거쳐온 오늘 이기에 언제 또 다른 과거를 소환할 일인지 모르겠다.

 

 

 

2014년 1월 진위고을길 배밭풍경
2014년 1월 진위고을길 진위향교풍경

 

2014년 1월 진위고을길 진위향교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