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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9] 상주 경천사 겨울풍경

늦은 밤 상주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형태의 백열전구가 가로수를 따라 즐비하다. 그 생경한 모습을 곱씹어 보니 감의 고장을 상징하도록, 감의 모양에서 고안된 것 같다.경상도의 '상'자가 바로 이곳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겨울이면 간식으로 빠지지 않던 달콤한 곶감의 기억도, 아주 오래전부터 '상주'라는 이름을 품고 만들어졌을 터인데, 60중반의 생에 상주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우리 세대에게 상주는 지도 위의 점이라기보다 삶의 배경 어딘가에 늘 존재하던 막연한 그리움 같은 곳이었을 터이니, 난생 처음 마주한 실체는 생각보다 낯설지 않다. 아니, 정겹기까지 하다. 이른 아침 북천강변을 걸어본다. 강바닥에 몸을 누인 누런 마른풀 들은 바람에 몸을 맏긴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

[2026.01.23] 은퇴동료와 함께 걷는 수리산 둘레길

5년전 은퇴를 하고 한치의 시간도 허비하고 싶지 않았던 그때가 떠올랐다. 주변의 친구들을 끌어모아 정기적으로 둘레길을 돌고,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그 시간을 메꿀 일을 찾느라 서둘러 댓다. 돌이켜 보니 아무 일도 안하고 있는 것 보다는 더 나았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니며 부근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가끔 저녁을 먹고 여흥을 즐기던 멤버들이 있다. 그중 한 친구가 지난 연말 은퇴를 하면서 모두 일 손을 놓았다. 최근 일손을 놓은 친구의 분주함에 휩쓸려 연말과 연시를 평소보다 바쁘게 지냈다. 오늘은 수리산 둘레길을 돌고 갈치 저수지 부근에 털레기(?)로 점심을 먹는다. 금요일 점심시간인데도 잠시 기다렸다. 오후에는 동사무소에서 기타 강습, 저녁에는 고등학교 동창회장단의 이취임인계식에 참석하니, 바쁘지 아니..

[2026.01.24] 아차산 시산제

산행에 있어 날씨의 영향은 실로 크다. 나도 언젠가는 날씨 변화의 감지만으로 길을 나서던 때가 있었다. 특히 순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뉴월은 잠시 시간만 나도 엉덩이를 붙여 놓질 못했고, 하늘이 맑아지는 가을,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가 개인 날씨, 눈이라도 오면 어김없이 산으로 가거나 가고있는 상상을 했었다. 요즈음은 날씨에 둔감해진 건 아닐 것 같은데, 생각과 행동이 툭툭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아마도 몸이 반응을 거부하는 것 일 것이다. 그냥 나이가 들었으니 귀찮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다. 그럼에도 산으로 가는 대부분의 날은 주변사람들과 사전에 약속을 한 경우다. 사전에 약속을 해 놓으면 조금 귀찮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취소까지는 하지 않았다. 한달 전, 모임 총무에게 문자가 왔다. 둘레..

[2026.01.14] 베트남 호이안 8박9일 여행 경비

호화로운 여행은 아니었지만, 부족함도 없었던 8박9일의 여행 경비를 정리해 본다.경비중 가장 변수가 많은 숙소는 6일동안은 실속형, 2일은 고급형에서 머물렀다. 식사는 과하지 않았지만, 아쉬울 것도 없을 정도였다. 3일정도는 주변을 도보로 둘러보는 여행을 하였고, 3일정도는 현지투어, 그리고 2일정도는 휴식을 했다. 교통은 거의 대부분을 우리나라 택시격인 GRAB을 이용하였고, 가능하면 느리고 여유 있는 여행을 계획했지만 가끔씩 본성이 드러나곤 했다.지난해 18일간 홀로 베트남 북부 하장지역을 여행했을 때 https://www.facebook.com/share/p/17o3M2zkD7/ 의 경비와 비교를 해 보니, 1인기준으로 비용은 비슷하게 들었다. 이번 여행기간이 절반이니 가성비로 따지자면 2배(?)..

[2026.01.12] D+6, 오행산과 마블 마운틴

동양 철학의 5가지 원소인 철, 땅, 물, 나무, 불을 상징하는 5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붙여진 이름을 우리나라표기식의 한자로 읽으면 오행산이라고 한다.산 전체 대리석덩어리인 이산을 서양관광객들은 마블마운틴이라고 부른다. 결국 오행산이 마블 마운틴이다. 다섯개의 산중 관광객들이 실제로 올라가서 구경을 하는 가장크고 아름다운 투이선(물산)이다. 이산 정상에 오르면 평지에 흩어져 있는 나머지 4개의 산을 내려다 볼 수 있다.오행산은 호이안 올드타운과 다낭마케비치의 중간지점 해변에 자리잡고 있다. 여행지 목록에 올려져 있었지만 잠시 잊고 있었다. 슬슬 호이안에 호기심이 떨어져 갈 즈음 이번 여행(휴양과 휴식)의 목적을 잠시 잊고 강행군(?)하고 있음을 인지한다. 이미 숙소를 잡을 때부터 무의식적인 전투 본능..

[2026.01.10] D+5, 코코넛 보트 (바구니 배, Thung Chai)

19세기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 프랑스 정부는 베트남 어민들에게 '배'를 소유한 것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어민들은 대나무를 이용한 “배가 아닌 커다란 바구니”를 만들어 세금을 회피했다고 한다. '투본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거대한 워터 코코넛 숲이 형성되어 있는 캄탄 마을의 코코넛보트는 코코넛숲 사이의 좁고 얕은 수로를 이동하기에는 길쭉한 배보다 작고 회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코코넛 보트가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코코넛보트 보다는 코코넛 숲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걸어서 캄탄마을로 향했다. 강 하구펼쳐져있는 농경지들 사이로 코코넛 나무들이 무성하다.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았지만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걷다 보니 오전을 모두 보냈다. 호이안 지역은 오늘로..

[2016.01.10] D+4, 캄킴(Cẩm Kim)마을 자전거투어

호이안 투본강하류의 퇴적 작용으로 형성된 거대한 삼각주, 캄킴(Cẩm Kim)마을을 자전거투어로 돌아보았다. 우리나라 부산의 '을숙도' 또는 '김해 삼각주'와 지리적인 유사성이 있는 지역이다. 주변 하천의 비옥한 충적토가 깜킴 마을의 나무와 작물들은 일년 내내 푸르게 유지되게하고, 교통이 불편하니 마을의 풍경이나 문화적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 전원마을이다.20Km에 이르는 섬의 구석 구석을 . 르우 빔빕(Rượu bìm bịp) ; 전통 쌀주 (약용주) - 함조라는 새를 쌀주에 담가 약용주를 만드는 과정, . 찌에우 코이(Chiếu cói) ; 돗자리 짜기 - 깜낌 마을의 유서 깊은 전통 공예인 왕골 돗자리 짜기, . 람 미 꽝 (Làm Mì Quảng) ; 쌀국수 만들기 를 체험하며 자전거를..

[2026.01.09] D+3, 호이안 지역 대표 음식 투어

가끔씩 내 식성에 대한 언급을 한적이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음식에 혼(?)을 빼앗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먹는 것에 목숨을 건다거나 먹는 일로 다른 일정을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는 없다는 말이다. 헌데 이번 여행은 아내와의 동행이다. 역설적으로 아내가 먹는 일로 목숨을 건다는 말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밖으로 나올수록 아내의 취향을 우선하는 것이 만사형통의 길이라는 생각이 드니 좋은 선택이었길 바라며.. 여튼, 오늘은 호이안 지역 음식 투어를 신청하여 핑계 김에 잠시 먹는 것에 집중 해 보기로 했다. 이Activity를 택한 또 하나의 그럴듯한 이유는 음식에 관련된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설명이 곁들여 진다고 하는데 그건 뭐 기대? 그런 것 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렇다는 말이다.저녁나절에 만..

[2026.01.07] D+2 Mỹ Sơn(미선) 유적지 현지투어

호이안에서 한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선유적지는 해상무역을 통해 인도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은 참파왕국(17세기이전 베트남 중남부 해안을 지배했던 왕국)의 종교적 중심지였다.다낭이나 호이안에서 출발하는 단체관광버스가 도착하는 오전9시에서 10시정도가 가장 붐빈다고 한다. 새벽의 유적지를 다른 사람에게 방해 받지않고 산책하듯 둘러보는 것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현지에서 일일 투어를 선택한 것 까지는 탁월한 선택이라는 판단을 했었는데 숙소를 출발한 이른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역사적, 문화적의미가 있는 관광지를 탐방하면서 가이드를 영어로 진행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 었다면 이번여행의 기획자인 CHATGpt나 제미나이는 오늘도 그 아쉬움을 확실하게 해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아침일찍 움..

[2026.01.06] D+1, 호이안 올드타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열 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창 가쪽에 자리를 잡았으나 창 밖은 이미 어둠으로 흙칠되어져 있고, 그나마 구름 사이로 도심의불빛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구간을 지난다. 인내심이 한계점에 다다를 즈음 비행기는 다낭공항에 도착한다. 여행첫날 이른아침 잠깐비가 내렸다. 작정을 하고 도보로 돌아다닌 올드타운은 그리 멀지도, 넓지도 않았다. 그나마 아직 가슴 한 켠이 떨려오니, 이렇게 나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호이안올드타운은 건축물만으로도 이국적인 정서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일본식 기둥과 중국식 기와 그리고 베트남 고유의 구조가 수 백년의 세월을 켜켜이 쌓았고, 호이안의 대표적인 색갈로 정착된 외벽은 프랑스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노란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