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상주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에는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형태의 백열전구가 가로수를 따라 즐비하다. 그 생경한 모습을 곱씹어 보니 감의 고장을 상징하도록, 감의 모양에서 고안된 것 같다.경상도의 '상'자가 바로 이곳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겨울이면 간식으로 빠지지 않던 달콤한 곶감의 기억도, 아주 오래전부터 '상주'라는 이름을 품고 만들어졌을 터인데, 60중반의 생에 상주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우리 세대에게 상주는 지도 위의 점이라기보다 삶의 배경 어딘가에 늘 존재하던 막연한 그리움 같은 곳이었을 터이니, 난생 처음 마주한 실체는 생각보다 낯설지 않다. 아니, 정겹기까지 하다. 이른 아침 북천강변을 걸어본다. 강바닥에 몸을 누인 누런 마른풀 들은 바람에 몸을 맏긴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