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글쓰기 104

[2023.06.02] 큰 글자책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내용이 같은 책 두 권 중 왜 큰 글자 책으로 발간된 책에 손이 갔는지 알 수 가 없었다. 안경을 벗고 글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면, 아직은 웬만한 글자체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책의 뒷장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본 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도서관 정책기획단)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 큰 글자책 보급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 코드 위로는 “비매품”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본문의 첫 장을 여니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낯설다. 글자가 너무 커서 글의 내용이 집중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자의 크기가 적응되어가고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빨라져 갔다. 석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으며 두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의 옆얼굴을 나..

책읽기.글쓰기 2023.06.02

[2023.03.20]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다시 시작하는 한주의 첫날 월요일이다. 일부러 변화를 주지 않으면 매일매일이 다르지 않다. 점심을 먹고 산책 준비를 하여 도서관으로 향한다. 따뜻한 봄날 산자락의 양지쪽에 앉아 책을 읽어 보고 싶었다. 코로나로 침체 되었던 도서관도 이제는 정상화 되어가는 것 같다.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없을 만큼 붐빈다. 인문학 분야로 가서 손에 잡히는 책 하나 빌린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라는 기자가 유명인사를 인터뷰하여 쓴 글인데, 죽음을 앞둔 이어령 교수와 인터뷰 한 내용이다. 암으로 투병하며 죽음과 삶의 의미를 다룬 글이다. 도서관 뒤로 난 작은 길은 산으로 연결 되어 있다. 오후의 산길은 한가롭기만 하다. 한시간 남짓 이동한 곳에는 누군가에 의해, 언제인지 모르게 만들어진 돌탑이 있다. 골짜기의 바..

책읽기.글쓰기 2023.03.21

[2022.07.18] 들개 – 이외수

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한 여자가 있었다. 허물어진 건물 한편에 혼자만의 세상을 꿈꾸듯 살아가는 여자에게 두 남자와의 인연이 생긴다. 실직을 하면서 받은 돈을 이혼을 한 아내에게 모두 주고, 무엇을 할지 몰라 방황하는 남자는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여자 주인공에게 접근을 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자의 노트를 훔친 남자는 그 노트를 보면서 여자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았다. 갈 곳이 없는 남자는 여자가 살아가고 있는 폐허 된 건물로 들어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생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부하려는 듯.. 다른 한 남자는 여자가 대학교를 다니다 생활환경으로 중퇴를 할 때 그녀를 담당하는 시간 강사였었다. 자퇴를 말리는 그 강사의 말을 뿌리치며 자퇴를 했고 그림을 그리는 남자에게 붓과 물감을 공급해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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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3]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제목 ;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지은이 ; 서영은 펴낸곳 ; 문학동네 아직도 내 버킷리스트의 최우선은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에서 산티아고에 간다. 난 종교가 없다. 그래서 내게 산티아고는 순례길이 아닌 도보여행지이다. 몇 일전 항공사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그동안 모아놓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지나가고 있지만 팬데믹이란 특이상황 때문에 소멸시한이 다가온 마일리지를 한 두해 연장을 해 주었는데, 이번에도 1년정도 연장을 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내가 그토록 가고자 했던 산티아고라 하더라도 마일리지에 연연해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절실하게 내가 그곳에 가고 싶은가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드는 대목이다. 여하튼 그 메일은 다시 한번 산티아고로 간다는 생각을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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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9] 통찰력을 길러주는 인문학 공부법 – 안상헌

제목 ; 인문학 공부법 지은이 ; 안상헌 펴낸곳 ; 북포스 내게 독후감을 쓰는 목적은 어릴 적부터 습관되지 못한 독서를 늦게 시작하면서 좀더 효율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택한, 책에 대한 접근 방법과 읽은 책 오래기억하기 그리고 내용을 정리해 보는데 있다. 따라서, 누구에겐가 정보를 전달 할 목적 보다는 나의 효율적인 독서 습관 길들이기에 목적이 있다. 책의 기본적인 개요(제목, 출판사, 지은이)는 내가 언제 무엇을 읽었는 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책의 줄거리를 요약한다. 지속되는 줄거리 요약으로 다른 사람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아내어 정리하는 방법이 습득되고, 내용을 요약하는 방법이 지속 발전해 나갔으면 하지만 그건 무리한 바램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다. 그 다음 읽고 난 후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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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8] 꿈꾸는 식물 - 이외수

제목 ; 꿈꾸는 식물 지은이 ; 이외수 펴낸곳 ; 해냄 찬란해야 할 젊음이 불안함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젊음을 어찌 될지 모르는 미지의 미래를 암흑과 같은 심정으로 걸어가는 길. 편안해야 할 노후, 남은 여생을 어찌 마감해야 할 지 모르는 불안한 2막 인생의 출발점에 선 독자. 어떤 경우든 인생은 미완이다. 그래서 답을 얻고자 이런 저런 행동을 해 보지만, 답은 고사하고 언제쯤 흔들림이 안정이 될까? 이작품은 작가의 장편소설 데뷰작이라 한다. 1978년에 초판을 발행했으니, 내가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던 해였다. 무명의 작가는 그동안 수 많은 책과 말과 어록을 남기고 얼마전 생을 마감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조금이라도 그의 언어를 이해 할 수 있을까? 홍등가 장미촌의 마지막집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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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0] 하악하악 - 이외수

제목 ; 하악하악 (이외수의 생존법) 지은이 ; 이외수(지은이) / 정태련(그린이) 펴낸곳 ; 해냄 출판사 이 산문집에는 다양한 인터넷 용어의 사용이 빈번하게 노출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동시대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다채롭게 반영하며 소통하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저자는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를 제목 ‘하악하악’으로 배치하면서, 인생을 거침없이 생동감 있게 살자는 전체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악하악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시간이 허락되어 책을 읽게 된다면 우선순위에 들어있는 작가가 이외수다. 벽오금학도나 황금비늘은 나의 짧은 독서이력중에 커다른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가보다. 더구나, 황금 비늘은 한동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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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벚꽃 아래서 기다릴게

제목 ; 벚꽃아래서 기다릴게 지은이 ; 아야세 마루 옮긴이 ; 이연재 펴낸곳 ; 소미미디어 다음주로 예정되어있는 섬진강 자전거 종주 계획에 마음이 들떠 있었다. 봄빛에 물든 남녘의 강가를 물 흐르듯 서서히 굴러 내려가며 자전거를 타고가는 상상만으로도 행복이 몰려오는 듯했다. 두 권의 책을 도서관에 반납 할 기한이 되어 들리긴 했으나, 사전에 다른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는 사전 선택을 하지 못했다. 봄이 되니 책보다는 야외로 움직이는 것에 더 마음이 갔다. 핑크빛 책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책 제목이 그 뒤를 따라왔다. 벚꽃 아래서 기다릴께 책표지와 제목만으로 선택한 책이었다. 1986년 치바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일본 토호쿠 지방 신칸센 주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편하게 이야기 하듯 다섯 편의 소설을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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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06] 가진돈은 몽땅써라 – 호리에 다카후미

제목 ; 가진돈은 몽땅써라 지은이 ; 호리에 다카후미 옮긴이 ; 윤지나 펴낸곳 ; ㈜ 쌤앤파커스 자기 개발서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신간 서적 진열해 놓은 곳에 있던 책을 집어 들었다. 소위 “쓰죽”(쓰고 죽자)라는 단어가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게 만들었으니 책의 제목을 보면서, 노후의 자금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 줄 것으로 기대했다. 통장 잔고는 여러분이 지금 이 순간에도 잃고 있는 수많은 기회의 총액일 뿐이다. 사람은 죽을 때 저지른 일보다 시작도 해보지 않은 일을 더 크게 후회한다고 한다. 돈도 마찬가지이다. 자신 있게 말한다. 쓴 후회보다 쓰지 않은 후회가 더 클 것이다. 주저 말고 하고 싶은 일에, 갖고 싶은 것에, 먹고 싶은 음식에 돈을 써라.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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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5] 손님 - 황석영

제목 ; 손님 지은이 ; 황석영 펴낸곳 ; ㈜ 창작과비평사 천연두를 서양 병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아내고자 했던 중세의 조선 민중들이 ‘마마’또는 ‘손님’이라고 부르면서 ‘손님굿’이라는 무속의 한 형식을 만들어 낸 것에 착안해서 나는 이들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손님’으로 규정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규정과 달리 ‘손님’은 아직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소설 속의 인물로 보면 요섭, 상호, 순남, 일랑..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기 자신의 입지를 세우기 힘들었던, 어느 곳이 본인이 서야 할 자리인지를 판단할 수 없기 만든 한 시대의 사람, 그래서 사 후에도 그들이 왜 구천을 떠돌고 있는지 모르는 영혼 들 말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목사를 하고 있는 요섭은 사십여..

책읽기.글쓰기 202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