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같은 책 두 권 중 왜 큰 글자 책으로 발간된 책에 손이 갔는지 알 수 가 없었다. 안경을 벗고 글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면, 아직은 웬만한 글자체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책의 뒷장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본 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도서관 정책기획단)가 주최하고 (사)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 큰 글자책 보급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 코드 위로는 “비매품”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본문의 첫 장을 여니 눈에 들어오는 글자가 낯설다. 글자가 너무 커서 글의 내용이 집중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글자의 크기가 적응되어가고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빨라져 갔다. 석상처럼 꼼짝도 하지 않으며 두 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의 옆얼굴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