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한 여자가 있었다. 허물어진 건물 한편에 혼자만의 세상을 꿈꾸듯 살아가는 여자에게 두 남자와의 인연이 생긴다.
실직을 하면서 받은 돈을 이혼을 한 아내에게 모두 주고, 무엇을 할지 몰라 방황하는 남자는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여자 주인공에게 접근을 한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자의 노트를 훔친 남자는 그 노트를 보면서 여자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았다.
갈 곳이 없는 남자는 여자가 살아가고 있는 폐허 된 건물로 들어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생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부하려는 듯..
다른 한 남자는 여자가 대학교를 다니다 생활환경으로 중퇴를 할 때 그녀를 담당하는 시간 강사였었다. 자퇴를 말리는 그 강사의 말을 뿌리치며 자퇴를 했고 그림을 그리는 남자에게 붓과 물감을 공급해 주기 위해 그 시간강사를 만난다.
현실적으로 삶과 시를 병행하기 힘들어하는 시간 강사는 좀더 좋은 곳으로 직장을 옮기려다 뒷 배경으로 밀고 들어오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실망을 한다. 본인이 하고싶은 것 만을 하기에는 현실이 녹녹치 않음을 슬퍼하다가 결국에는 어디론가 떠난다. 아마도 그가 간 곳은 더 좋은 직장이 아닌 맘 편한 고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만을 남긴 채로.
이층에서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리던 남자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극한상황으로 치달어야 작품이 나온다는 신념을 갖고 들개를 키우며 그 들개와 교감하고 캔버스 전체를 들개로 채우기를 몇 달 그림을 완성하고 자살을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세명이다. 모두 현실에 적응 하는 것을 힘들어하며 글을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어릴 때부터 삶의 상처를 소유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 여자를 중심으로 가정을 가지고 있어서 혼자라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시인 겸 시간강사, 이혼을 하고 진정 혼자의 시간으로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 화가.
우리 모두가 혼자 이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때 진정한 삶의 자유가 누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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