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악하악 (이외수의 생존법)
지은이 ; 이외수(지은이) / 정태련(그린이)
펴낸곳 ; 해냄 출판사
이 산문집에는 다양한 인터넷 용어의 사용이 빈번하게 노출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동시대 사람들의 언어습관을 다채롭게 반영하며 소통하고자 한 시도가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저자는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를 제목 ‘하악하악’으로 배치하면서, 인생을 거침없이 생동감 있게 살자는 전체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악하악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시간이 허락되어 책을 읽게 된다면 우선순위에 들어있는 작가가 이외수다. 벽오금학도나 황금비늘은 나의 짧은 독서이력중에 커다른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가보다. 더구나, 황금 비늘은 한동안 이상향의 도시로 꿈꿔온 호반의 도시 춘천이 소설 속의 일부 배경이 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던 것 같다.
그런연유에서 택했던 ‘하악하악’은 내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책이다.
내가 그렇게 이외수란 작가의 글에 호기심만 키워가고 접근을 할 수 없었던, 이책이 발간될 즈음 그는 인터넷홈페이지에 글을 연재하고 독자들과 소통을 했었던 시대였나보다. 돌이켜 보면 그가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독자들과 효율적인 교감을 하고 있을 당시, 난 인터넷으로 건설 현장에서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했었다. 아전 인수 격이라 할지라도, 내 주변에서는 컴퓨터/인터넷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소릴 제법 들을 때 난 그 매체를 업무에 적용 했었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그때 유행한 인터넷 용어들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소설에는 그와 같은 단어들이 지속적으로 출현한다. 우선은 5개의 제목부터가 그렇다.
'1장 털썩' '2장 쩐다' '3장 대략난감' '4장 캐안습' '5장 즐!'
업무의 효율을 올리기에 좋은 매체를 어찌보면 생산성 없는( ? 개인적인 생각이어서 맞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곳에 쓴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이책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일 수도 있다.
한국어의 맞춤법은 대충 넘어가면서 일상에 영어를 쓰는 사람들, 댓글로서 저자의 글을 비평하거나 폄하 하는 사람들, 저자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예를 들면 개를 묶어 키우지 말라는 사람들에게)에 변명이나 세세히 설명하는 일, 그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얼만큼 저자의 책을 사보았느냐고 반문하는 일. 이런 생존 법으로 살아가는 분이 내가 존경하고 알아보려 했던 작가라고 하니 내 입장으로 보면 번지수가 잘 못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책을 사서 보지 않고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서 보지만, 그 도서관을 설립하거나 운영하기 위해 젊은 시절 남 못지 않게 낸 세금이 책을 사서 읽지 않고서도 저자의 책을 나름대로 판단하고 평가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아마도 그분은 지금쯤 정상적인 의식을 갖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 있기에, 이런 맹랑한 소릴 하는 나를 어찌 할 수 없겠지 하는 현실성이 조금 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맘껏 할 수 있게 만드나 보다.
사실 책을 리뷰한다거나 서평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이해력과 보잘 것 없는 경험의 삶이지만 개개인이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한치의 이견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니 섣부르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표출 되어야 평을 하는 사람이나 평을 듣는 사람들 모두가 건강 해 질 수 있지 않을까?
좀더 독서의 량을 늘려 디지털 시대의 이외수가 아닌 아나로그 시대의 이외수 문학으로 입문을 하고 싶어지게 만든 책이다.
비가 내리면 해가 뜨기를 바라고 해가 뜨면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잘못도 자기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늘도 그의 비위를 맞출 수 없는 사람인데 인간 인들 그의 비위를 맞출 수가 있겠는가. 가까이 하지 말라. 가까이 하면 덤터기를 쓰기 십상이다. [ 16 page ]
그리움은 과거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흩날리는 낙엽이고 기다림은 미래라는 시간의 나무에서 흔들리는 꽃잎이다. 멀어질수록 선명한 아픔으로 새겨지는 젊은 날의 문신들. [ 34 page ]
인생의 정답을 알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정답을 실천하면서 살기가 어려울 뿐. [ 64 page ]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 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 122 page ]
비 오는 날 처마 밑에 낯선 나그네 하나 머무르다 떠난 자리만 보아도 온 세상이 텅 비어버린 듯한 외로움을 느끼지 말입니다. 털썩. [ 219 page ]
재구성 플라스틱 가화는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으나 벌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한다.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남들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데 도무지 이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이 어떤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인간의 진정한 향기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유를 하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 225 p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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