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한 주의 주말이다.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매달 만나던 친구들과 만남을 갖지 못했던 지난달은 정말 시간이 나질 않았다.
뭐..딱히 인생에 도움이 될 만큼 중요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건만, 그냥 하릴없이 바빳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일상은 쉼 없이 돌아간다. 외숙모님이 이세상과 결별을 하셧고, 친구들은 반창회를 했다고 한다.
작은녀석은 과외를 받으러 갔다가 숙제를 안 했다고 과외도 받지 못하고 되돌려져 왔다.
멀리 현장에 있는 친구로부터 세상 차암~~ 재미없다는 전화를 받으며, 정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금요일 날은 아주 아주 오래 만나던 친구들에게 급히 연락을 해서 초특급 울트라 번개로 모임을 갖었다.
일기예보는 토요일과 일요일 비가 내린다고 했다.
아침 늦게 일어나 비를 기다리다가 낮잠에 빠지기도 했고 저녁을 먹고 난 다음 때늦은 외출
(집을 출발하여 명학역을 지나 안양천을 걸어 예술공원까지 한시간 반동안 걷기운동을 함)을 할 때
빗방울이 주위를 맴돌았고 그런 때문인지 한적한..호젓한 천변을 아무생각없이 걸었었다.
정작 안양유원지로 진입을 하니 다리공사로 어수선함과 음식점에서 나오는 냄새와 추적이는 비가 뒤섞이어 상쾌하지
못한 냄새를 만들어 냄에 서둘러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요일 새벽 제법 많은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바람에…또 늦잠을 잤다.
늦잠에서 깨어났을 때 날씨는 개어있었고 옥상에서 본 관악산 너머 양재동 방면으로 높은 구름의 무리들을 보았다.
관악산이냐 수리산 이냐.. 선택만 남았다.
마음은 이미 산으로 가고 있었다. 모락산이 뇌리를 스친 건 그때였다.
물 한병과 파이 두어개와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잡힐 듯 시내가 보이는, 그래서 내가 그 도심과 분리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는 산으로 올라갔다. 기대한 것 만큼이나 하늘에는 구름이 들리워져 있었고 시야는 넓게 트여있었다.
한달간 바쁘게만 느껴졌던 생활들이 조금은 부질없음으로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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