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08.07.05] 수리사 가는길

루커라운드 2008. 7. 5. 23:00

 

 

비가추적인 오전은 늦잠이며 집안 청소로 소진을 했다. 
오후가 되면서 녀석들은 또 각자 볼일을 보러 집을 나서고, 우린 후덥지근한 날씨를 감내 하며 집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담을 넘어 기웃거리는 능소화를 보러 집을 나선다.
애틋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능소화가 생각 끝자락에 어른거림을 보면 내 성격이 겉으로 나타나는 것 보다는 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 집요함이 지금의 내 입장에 긍정적으로 작용을 하는지 혹은 부정적으로 작용을 하는지
잘 판단이 서지 않는 대목이다. 한가지에 빠지면 보통사람들보다는 깊게 길게 들여다보고 뒤집어 보고 그리고 작게나마
결론을 내야만 관심거리에서 제외를 시키는 성격.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런 성격은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라이어 밴드>를 다른 블로그에서 우연히 듣고는 2주일째 노래를 접할 일이 있으면 다른 선택이없다.
핸드폰 MP3에 입력을 시켜 놓고도 시간만 나면 듣고 또 듣는다.

 

그리 찾아 나선 능소화가 비에 젖어 슬픈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그 슬픈 전설 속에 나오는 꽃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분위기의
표현은 택~~ 도 없다. 물론, 원하는 위치와 주변 배경도 마음에 들지는 않으니, 다음기회로 미루고 오랜만에 수리사로 향한다.

 

크게는 인생을 살아가는 일로부터 작은 목적의 일을 할 때도,

도착해야 할 목표를 정해 놓고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그 목표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성되었거나 만족을
느끼는 것은 아닌 듯 싶다.  그 목표를 향하는 그 과정이야 말로 결과와 관계없이, 고뇌와 절망의 순간순간 헤치고 나가면서
카르타시스를 느껴보는 것은 분명 목표에 도착 했을 때 만큼이나 삶을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수리사로 가는 작은 초등학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은 그곳이 목적지기 때문은 아니었다.
  목적지를 가기 위한 과정 중에 하나라는 의미를 부여했던 때문이다. 산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차한대 다닐 만큼의
  길모퉁이에서 만난 인동초 나, 저수지 주변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 몇 년 지나지 않으면 없어질 수 밖에 없는 정미소의
  낡은 대문과 마치 세트장 구조물처럼 보이는, 소나무의 모양을 형성시키는 농원의 보조기구들을 유심히 보고픈 이유도
  그 중 하나 일 것이다.

 

 

너무 욕심이 많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