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뿌에르까에서 부르고스까지 21.7Km의 거리를 6시간 걸었다.
누적 거리 290.5Km, 목적지까지 약 1/3지점에 와있다.
부르고스는 인구17만명의 주도이다. 대성당 주변으로 관광객과 그들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설명하는 소리가 성당의 벽을 타고 울려온다.
배낭 말이다.
여행자의 생필품과 반 일치 분의 간식, 그리고 마실 물을 담으면 8~9Kg의 무게가 된다. 이 배낭을 짊어지고 매일 20Km이상의 거리를 걷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도가 상당하다. 걷는 것과 걸으면서 보는 것 그리고 느끼는 것에 충실 하려는 마음가짐은 배낭의 무게에 눌려 반감 되고는 한다.
그래서 도보여행자의 요구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배낭을 옮겨주는 운송업체가 생겨났고, 시스템화 된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조금도 불편함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 구간도 거르지 않고 아침이면 꼬박꼬박 배낭을 메고 하루를 시작하는 내 자신을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아직도 자신과의 경쟁 할 것이 남아 있는지, 아니면 남에게 의지하지 않겠다는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건지 그도 아니면 이런 저런 결정에 대한 장애 때문인지 판단이 되지 않으니 그 또한 혼란스럽다.
오래 동안의 도보로 피로해진 몸을 하루쯤은 휴식을 주어 보려 한다.
때마침 내일은 콜롬브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란다. 부르고스 대성당을 정면에서 볼 수 있는 호텔 숙소를 잡은 것이 그동안 힘들었던 자신에게 대한 보상을 주는 것이라 했지만 돌이켜보면 정작 나는 종교와 관련 없이 지내지 않았는가?
숙소가 있는 부르고스의 대성당 주변으로는 중세풍의 건물들과 함께 도시 냄새가 물씬 풍기며 사람들로 붐빈다.
거리에 즐비하게 배치한 탁자 위에 커피나 맥주 한잔 올려놓고 잡담을 하거나 지나는 사람들을 보고있는 현지인의 모습은 여유 그 자체다.
일교차가 점점 커지면서 하늘은 높고, 파라며 부는 바람은 상쾌하고 시원 해져만 간다.
'궁금(걷기·도보) > 산티아고 순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10.14] D+16 산티아고 순례길 (온따나스 Hontanas) (0) | 2023.03.19 |
---|---|
[2022.10.13] D+15 산티아고 순례길 (브르고스 Burgos 2일차) (0) | 2023.03.18 |
[2022.10.11] D+13 산티아고 순례길 (아따뿌에르까 Atapuerca) (1) | 2023.03.16 |
[2022.10.10] D+12 산티아고 순례길 (벨로라도 Belorado) (0) | 2023.03.14 |
[2022.10.09] D+11 산티아고 순례길 (산토도밍고데라칼사다) (0) | 202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