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산행을 해 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오늘같이 준비되지 않은 날의 산행은 아니었는데.
복잡한 휴일의 오전 산행을 피해 느지막이 수리산에 오른다. 한껏 습기를 품어 무덥기는 하지만 그래도 숲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도 함께 할 수 있고, 더구나 한적 하여 여유롭다. 산 중턱을 오를 때 여러 종류의 풀 벌레 소리는 시끄럽지만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쓰름 매미(방언으로 ‘쓰르라미’라고도 하는데, 저녁매미와는 달리 여느 다른 매미들처럼 아침~한낮에 울며, 소리가 굉장히 밝고 활기차다.)가 울면 여름이 막바지에 달한다고 들었는데, 쓰름 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이름 그대로 "쓰~름 쓰~름"하고 들리지만, "스테~얼 스테~얼"이나 "스치~열 스치~열"로 들리기도하는 쓰름 매미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 곳에서나 쉽게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매우 흔하지도 않고, 지역차가 커서 귀를 기울여 들어봐도 여름 내내 울음소리를 들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관모봉에 오르니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서울 방향의 관악산으로 비가 몰려온다. 천둥과 번개 소리는 요란하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비바람이 몰려오니 주변에 몇몇 보이던 사람들도 급히 하산을 한 모양이다.
인천 송도방면으로 구름 사이로 비추는 햇볕에 반사된 건물 군들이 반짝인다. 태을봉을 지나 능선을 타고가다 수리산 성지로 하산길을 잡는다. 잠시 햇볕 사이로 소나기가 지나가고 급격하게 골짜기로 어둠이 몰려온다.
'자유(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9.01] 변산 – 관음봉 – 직소폭포 (0) | 2021.09.02 |
---|---|
[2021.08.29] 휴일 오후산행 (0) | 2021.08.30 |
[2021.08.04] 여름 보내기 (0) | 2021.08.04 |
[2021.06.19] 주흘산, 대아산 휴양림, 화양구곡 (0) | 2021.06.27 |
[2021.05.15] 천안 광덕산 (0) | 2021.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