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37

[2021.12.14] 금강종주(2)

지방으로 내려오니 거리개념과 이에따른 시간개념까지 혼돈이 온다. 공주와 부여의 금강변 고수부지에는 다수의 넓은 파크 골프장이 설치되어 있다. 평일 오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5Km에 달하는 부여의 금강변의 갈대밭은 필히 자전거로 이동을 해야 전체적인 규모가 가늠이 된다. 강뚝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갈대밭 왼쪽으로는 비닐하우스 보이는게 전부이다. 익산의 성당포구까지 달리는 용안습지생태공윈 제방에 설치해놓은 바람개비도 6Km이상 행렬을 이어간다. 적당한 거리와 시간에 주행을 마무리하고 주변숙소를 검색하니 20Km나 멀리 있다. 자전거로 족히 한시간 반은 움직여야 한다. 때문에 뜻하지 않았던 야간주행을 감수해야했다. 불과 몇 백메타의 거리도 버스를 타고, 몇십메타의 간격으로 편의시..

자전거 2021.12.17

[2021.12.13] 금강종주(1)

영하로 떨어진 날씨예보는 어느정도 각오를 했다. 헌데, 동서로 흐르는 강을따라 달리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보니 오후 햇볕이 지속적으로 눈을 찌른다. 대청댐에서 시작하여 금강하구둑까지 이어지는 금강 자전거 길은 146Km에 달한다. 웬만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이틀로서 충분하다. 그들을 따라할 체력도 부치거니와 굳이 그들을 따라 할 이유도 없다. 휘어적 휘어적 힘닿는대로, 페달 밟아 지는대로 가면된다. 2박3일은 족히 걸릴것 같다. 공산성너머로 실루엣을 그리며 해가 넘어 갈 즈음 공주에 도착했다. 오랫만에 집떠나 백제역사의 도시에 여장을 푼다.

자전거 2021.12.16

[2021.12.08] 황구지천

수원 권선구를 흐르는 황구지천은 의왕시의 왕송저수지에서 시작하여 권선구, 화성시, 정남을 거쳐 양감에 이른다. 바다와 만나던 곳의 옛 지명(항곶진)이 변하여 황구 지천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계를 벗어날 즈음에 수원비행장이 황구 지천을 가로 막는다. 아니, 황구 지천이 비행장을 관통하고 있다.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철교에서 화성과의 경계부근인 고색교까지 길 양쪽으로 늘어선 벚꽃가로수가 늘어서 있는 구간은 황구지천의 백미가 아닌가 싶다. 봄 벚꽃이 단연 으뜸이겠지만, 나뭇잎 모두 떨군 앙상한 가지에 늦은 오후 겨울볕 받아가며 나목으로 쓸쓸히 서있는 모습은 전성기 지난 인간의 노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자전거 2021.12.08

[2021.12.01] 시흥 갯골 생태공원

12월 첫날부터 강한 추위가 몰려왔다. 소나무를 포함한 상록수를 제외하고 모든 나무들이 잎을 떨구었다. 땅의 기운을 바닥으로부터 받아내는 식물 중에 아직 푸른 빛을 띠고 있는 것들이 있다. 물위에 떠있는 새들은 잠시 움직임이 둔하다. 연은 누렇게 잎을 드러내 놓고 뿌리고 살아가고 있다. 갈대들은 바람이 불어 더욱 존재감이 있다. 벼 이삭을 사람들에게 내준 볏짚은 논바닥에 그대로 누워있다. 본래 갯벌이었던 그곳은 환경의 변화로 흔적만이 남아있다. 맞바람이 자전거의 진행에 저항을 준다는 것을 몸소 경험한다. 속도가 늦으니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고, 보이는 것이 많으니 생각도 많아진다. 시흥 갯골생태 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자전거 2021.12.01

[2021.11.29] 아라자전거길

21Km에 달하는 아라자전거 길은 정서진의 아라서해갑문인증센터에서 한강의 아라갑문인증센터까지이어지는 뱃길옆으로 놓인 자전거 도로이다. 더하여, 한강 합수부까지 연장을 하고 다시 왕복을 하면 60여 Km의 거리가 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부로서 사업의 적합성뿐만 아니라 경제성, 환경적 영향, 그리고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논란을 빚었다는 사실이 터무니 없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나 하듯 아라뱃길이 효용성 보다는 옆으로 뻗은 자전거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논리나 명분까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자전거를 타기 위한 도로가 있으니 그저 즐길 뿐.

자전거 2021.11.30

[2021.11.23] 춘천 의암호

북한강 자전거길 종주의 시작은 운길산역 부근의 밝은 광장에서 시작한다. 대성리역 부근의 새터삼거리, 가평경강교를 경유 80여 Km를 달리면 신매대교에서 끝난다.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 짧아진 낮의 길이, MTB자전거의 속도와 아직은 초보라이더를 벗어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만만하게 볼 코스는 아니다. 하여, 춘천시가지를 끼고있는 의암호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새삼 춘천을 품고있는 의암호가 넓게 퍼져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조금 늦은 시간에 시작을 하여, 주행 중 점심까지 먹다 보니 의암호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쉽지않다. 호반의 도시가 아니면 보고 느끼기 어려운 풍경들을 스치듯 지나치며 바쁘게 달리니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까? 가능하면 꽃이 피는 봄 날 이기를 ..

자전거 2021.11.23

[2021.11.19] 화성호

인적이 끊긴 화성호의 너른 매립농토를 가로지르고, 화성 방조제를 지나 궁평항으로 이어지는 영종로를 따라 원점회귀하는 50Km를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자전거로 달리다 보니 가을 해가 짧다. 화성호는 2002년 화성시의 궁평리와 매향리를 연결하는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로, 방조제 길이는 9.8km이다. 아마도, 한국 농어촌 공사에서 출입을 통제를 하는가 본데 지도상에는 자전거 도로가 표기 되어있다. 공기질이 탁하고 미세먼지로 인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호흡마저 조심스런 하루였다. 넓은 들판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 농익은 가을야생국화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 온다. 지금 화성호 도로변에는 가을 국화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자전거 2021.11.19

[2021.11.06] 자전거 (초막골, 송라저수지, 황구지천)

일상과 다른 속도, 다른 각도, 다른 환경으로 사물을 본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다. 느리게 걸으며 보던 풍경에 조금 익숙해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전거를 타고 바라보는 사물에서 관심이 간다. 저수지의 강태공, 도심 공원 의자에 몸을 맞긴 노인, 가을걷이를 하는 농부, 넓은 호수에 편안하게 자리잡은 철새들 그들이 맞이하는 가을도 속도를 더해 달려가고 있나 보다. 광풍처럼 밀려오는 개발의 붐에서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자연 친화적인 풍경. 몇 해나 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을지?

자전거 2021.11.06

[2021.10.29] 하트코스

자전거를 타고 비산동 쌍개울에서 인덕원 -> 양재천 -> 탄천합수부 -> 안양천합수부 ->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하트코스라고들 한다. 약 70Km에 달하는 거리를 두시간 반 만에 돌아오는 사람들은 자전거로 질주하며 쾌감을 느끼나 보다. 난 4시간 이상을 자전거 안장에 앉아 있어도 안장통을 느끼지 못하니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 그나마 족하다. 직장인들이 갈망하는 불금 일인데, 낮으로는 고요하고 호젓하고 휘휘하고 한적하여 한금(閑金)이다. 하늘은 맑고 주변은 한적 하니 백수가 놀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다. 몇 번 자전거를 탔다고 이젠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양재천 주변으로는 잘 가꾸어진 갈대와 어울어진 빌딩들이, 한강변으로는 맑은물에 투영된 도심의 모습들..

자전거 2021.10.29

[2021.10.24] 안양천 자전거

어제 토요일에는 울릉도 여행의 여독이 풀리기도 전 친구 아들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위드코로나 분위기 때문인지 점심식사를 제공 받았다. 많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피로연 음식을 먹으면서 오랜만에 먹는 음식이라 맛있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는 일요일이다. 웬만하면 휴일에는 집에서 즐기는 일을 하는 것이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백수의 예의라고 떠 벌였었는데 가을 햇살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으로 갔다. 천변의 잡풀들만 보아도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서울금천구와 광명시의 경계선은 집에서 편도 15Km, 왕복 30Km거리다. 조금 늦게 나와 한강까지 갈 수 없었지만 천변의 공원에는 휴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야외로 나왔다. 핑크 뮬리와..

자전거 202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