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중소도시인 팜플로냐에서 도보여행으로 지친몸을 하루정도 쉬어갈 계획이었으나, 도보 여행자의 마음은 이미 도시와 결별을 다짐 했나보다. 기껏해야 닷세동안 별거를 하고 있는 도시가 새삼 부담스럽게 느껴지니 말이다.
팜플로냐에서 시작하여 뿌엔떼 라 레이나까지 27Km에 달하는 거리를 걷는길에 만날 수 있는 "용서의 언덕"은 구간중의 백미 이다. 아침 안개속을 두시간 이상 걸어 도시를 빠져 나와 풍력 발전기가 있는 300여m 고도의 언덕을 오르는 순간 그림같이 안개가 걷히고 지금까지 걸어오던 동편마을과 앞으로가야할 서편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서의 언덕이 어떤 유래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싶지 않았다. 그 의미를 아는순간 지금눈에 보이는 풍경들이 그 아름다움에 빛이 바랠 것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몸은 이제점차 도보여행에 적응을 해가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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