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시카르카(BHAISIKHARKA:2480M)~간드룩(GHANDRUK:1,940M)~킴체(KIMICHE:1,640M)~사우리바자르(SAULIBAZAR : 1,220M)~나야폴(NAYAPOOL)
조금 일찍 길을 나선다.
안나프르나 에서의 사박오일 트래킹을 끝내는 날이다. 이제는 속도를 내도 저녁에 할 일이 있을것 같아 아침 일찍 길을 재촉한다.
산에서 내려간다는 것은 푼힐의 거대한 설산을 보고 잠시 맥이 풀린 내게 또 다른 호기심으로 엄습해온다.
빨리 시내로 들어가 네팔의 또 다른 모습을 가능한 볼 수 있는 곳까지 욕심껏 보리라 마음먹고 길을 나서니 자욱한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지금의 위치에서 어제와 그제의 풍경 말고 다른 어떤 것을 기대하지 않으리 라며 그렇게 안개가 낀 산을 돌고 돌아 첫 번째 마을 간드룩에 도착한다.
동네로 들어서면서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안개로 인하여 시야가 흐려졌음에도 ..
마을은 온통 돌로 만들어진 담이 경계를 이루고 그 경계를 돌계단으로 이어갔다.
그렇게 높은 지대의 마을에 돌로 이어진 도로라니 하는 의문은 가이드가 해결해 주었다.
저렇게 급경사가 진 산길에 자주 비가 온다면 사람들이 움직이기에 얼마나 불편할까?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일을 보기 위해 삼박사일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산촌의 길을 말이다.
그 도로는 필요에 의해 돌로 포장되었으며,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동네 귀퉁이를 돌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눈을 들면 첩첩산중이고 다시 반대로 눈을 돌리면 깎아지른 언덕 아래 또 다른 마을이 자리잡고 있음에 이곳에 서니 가슴 뻥 뚫리는 풍경이 연출된다.
문화유산이란 말이 떠올랐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길, 집, 그에 어우러진 자연..
한구비 돌면 또 다른 동네로 이어지는 간드룩은 안나프르나와는 또 다른 여흥을 주었다.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집들을 지나 바쁜 걸음을 옮기다가 결국 그 아담한 롯지에 마음을 빼앗겨 결국 짐을 내려놓는다.
밀크 티를 한잔 사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다. 산을 감싸고 있던 구름은 언제인지 주위에서 물러나고 계곡 반대편의 고산지대에는 지금 내가 있는 곳과 유사한 형태의 또 다른 마을이 존재하고 그 밑으로는 끝없이 전답이 이어진다. 구름은 그 마을의 허리를 감고 지난다.
가끔 요령을 울리며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조랑말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때로는 등이 휠 정도의 생필품을 얹고 때로는 가벼워진 몸만을 가지고~~
제법 길고 긴 길이건만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게 마을을 내려오다 보니 제법 높은 지대임에도 차량이 보인다. 해발 1,640M인 킴체에는 트래커 들을 태우고 올라와 마을로 내려갈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십여일이상의 라운딩 계획을 세운 사람들은 나야폴에서 사우리바자르를 거쳐 킴체까지 오는 시간을 줄여보려는 방안으로 차를 타고 올라오기도 한다.
가이드가 묻는다.
차를 타고 내려가겠느냐고.. 난 지금까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은 풍경과 뭔가 있을 것 같은 남은 여정, 그리고 지명만으로도 무엇인가 색다름이 존재할 것 같은 사우리바자르를 들리기 위해 차 타는 것을 사양했다. 길을 내려오며, 멀리서만 보아오던 계단식 논과 그 주변 풍경들 맞은편 마을의 간드룽을 보며 이제는 사람들에게 잊혀 가는 사우리바자르를 빗겨 나야폴을 향했다.
사우리 바자르 근처에서 마셨던 좁쌀 막걸리와 비슷한 술, 그리고 그 냇가에서 낚아 올렸다는 민물고기 튀김은 입보다는 눈으로 본 기억을 머릿속에 담고 택시를 탄다. 나흘 전 우리가 온 그 산등성의 꼬불길을 한 시간 이상 달려 포카라로 나온 시간은 오후 한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2012.04.11] 바이시카르카~간드룩~킴체~사우리바자르~나야폴(네팔여행 D+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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