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네 팔

[2012.04.12] 사랑콧 (네팔여행 D+6)

루커라운드 2012. 4. 12. 18:05

 

전력사정과 도로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네팔의 작은 도시 포카라에서 풀바라 리조트로 들어오려면 삼십 분 이상은 털털거리며

택시로 이동해야 한다. 호텔 가까운 곳에 와도 어두움은 마찬가지다.

 

정문을 지나려니 어두컴컴한 곳에 있던 경비가 튀어나온다. 네팔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특별한 곳이라는 광고를 부인할 수

없었지만, 통상적으로 격이 있는 호텔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관광객들이 머무는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조용하다. 저녁 열 시가 넘으니 주변에 사람들이 없다.

밝은 대낮에 첵크 인을 위해 들렀을 때만 해도 다음 행선지에 대한 신경 때문인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없었다.

 

내일 아침 다섯 시 이전에 택시를 타고 사랑콧으로 오르기로 되어있어 이젠 그만 잠자리에 들어도 될 시간이건만..

늦은 밤 그것도 다른 나라의 호텔에서 홀로 놓여진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묘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아무리 피곤하다고 하더라도 그냥 잠으로 빠져들면 손해 본 것 같은 그런..

호텔 로비를 들어서면서 광고판에서 본 카지노를 찾아 돌아다녔으나, 수리 중이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는 더 이상의 희망을 접는다.

 

택시를 타고 온 가이드는 약속한 시간에 어김없이 로비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둠을 뚫고 성능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 택시는 해발 천 미터 이상의 고지에 있는 사랑콧을 향해 달려간다.
택시의 헤드라이트로 가끔 그 언덕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사랑콧]
페와호 북쪽, 히말라야 전망대가 있는 언덕이다. 포카라는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인 안나푸르나 일주와 좀솜 트레킹의

출발지이자 도착지로 알려져 있다. 그중 해발 1,592m의 사랑코트는 일정이 짧아 트레킹할 여정이 충분하지 않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별도의 트레킹 허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1일 또는 23일 정도 짧은 트레킹을 하기에

적당하다. 04:00경 레이크사이드에서 출발하면 정상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사랑코트에는 로지가 많아 전날 하룻밤을 묵으며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곳에서 보이는 히말라야는 안나푸르나 남봉(7,219m), 마차푸츠레(6,993m), 안나푸르나 2(7,397m) 등이다.

통계적으로 사랑코트에서 히말라야를 볼 수 있는 시기는 1년 중 40일에 불과하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가장 청명한 때이다.

 

                             [출처 : 네이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64873&mobile&categoryId=1383]

 

택시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오르니 전망대라고 하는 곳이 손에 닿을듯하다.

시간을 보니 다섯 시 반정도, 새벽은 어둠을 걷어가고 있었다. 잠을 설치며 택시를 타고 올라온 나에게 전망대는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어둠은 걷히어가면서 가깝게만 보이던 그 전망대는 모퉁이를 돌고 언덕을 오르기를

수 차례 하며 등줄기에서 땀을 빼내고 숨이 턱에 다을즈음 눈앞에 나타난다.

 

다행히도 해는 뜨지 않았고 안개가 조금 낀 안나푸르나의 모습을 어렴풋이 보여준다.

가히 전망대를 명칭을 붙이고도 남을 만한 지형이었다. 가파르게 솟아오른 사랑콧은 앞으로는 안나푸르나 산군을

좌측으로는 페와호를 낀 포카라의 시내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너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택시를 타고 쉽게 올라온 이곳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조금은 허무한 생각도 들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어느 하나 범상치 않은 것이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모두 평범해 보인다는 것과 같은 논리는 아닐까?

 

한 시간 정도를 같은 곳에서 안나프르나와 페와호수의 레이크사이드, 마차프츠레를 보다가 어느 정도 해가 뜬 후에

그곳을 내려온다. 당초 페와호수로의 미니트래킹은 풀바라리조트 경치를 구경하고자 하는 유혹으로 접었다.

 

포카라에서 일출의 장관과 안나프르나 산군의 풍경을 손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사랑콧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