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으로부터 이야기를 이어가야겠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뷰포인트가 좋은 하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그래서 상대방의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한적한 롯지에서 그동안 알고 지냈고 챙겨야 할 사람들, 예를 들면 고등학교 동창이나 내 가족 그리고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 아닌 외면을 했던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밀려온다.
이곳에 오면 스쳐 가는 바람 소릴 들을 수 있다.
작은 흐름도 전달하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을 수 있고 심지어 구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그동안 귀에 들리지 않던 그 자연의 움직임을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귀 기울이니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롯지 창밖으로 안나프르나 1봉이 보이는 방에 들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조금 일찍 포터를 롯지로 보내겠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다 보니 그나마 나은 방을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숙소를 잡는 특별한 요구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떠한 환경에서건 창밖의 경치가 좋아 보이는 롯지를 에서 머물고 싶다고 했다.
롯지에 도착하니 오후 세시가 가까웠다. 주변은 안개로 인하여 앞에 놓인 거대한 안나프르나의 봉우리를 볼 수 없었다.
안나프르나의 봄은 오후가 되면 안개로 무장을 하는 날들이 많아 주변을 볼수 없다고 했다.
밀려오는 안갯속에서 저녁식사시간을 기다리는 트래커들은 롯지의 난로로 모여들었다.
네팔인 가이드들을 위주로 정담을 나누는 동안 어둠이 밀려오고 그 어둠은 늦은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 촛불로 밝혀진다.
저녁을 먹고 잠을 청한다.
자주 잠에서 깨어나면서 뒤척이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이틀째 난 어느새 해발 2,874M 에 올라 잠을 청하고 있었다.
밤새 그 증상은 계속된다. 난 그 고통의 보다는 이 때문에 나머지 일정에 지장을 주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더 깊은 잠으로 빠져들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느끼는 작은 고통보다는 지속해서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머릿속을 지배하였다.
다행인 것은 잠은 설치면서도 잠깐씩 눈을 붙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초 우려했던 대로 밤새 잠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은 기우로 변하고 잠시 잠시 눈을 붙일 수가 있었다.
롯지에서 하루(저녁 1식, 숙박, 아침 1식) 머무는 비용은 개략 아래와 같다.
베지터블 프라이드 라이스(볶음밥) : 200 루피 (한화 약 3,000 원)
밀크티 : 45 루피 (한화 약 630 원)
핫워터 : 25 루피 (한화 약 350 원) (경우에 따라 150 루피)
겔릭 스푸 : 130 루피 (한화 약 1,820 원)
옥수수 빵 : 120 루피 (한화 약 1,680 원)
오믈릿 : 90 루피 (한화 약 1,260 원)
커피 : 70 루피 (한화 약 980 원)
럭시(로컬 와인) : 70 루피 (한화 약 980 원)
룸 : 100 루피 (한화 약 1,4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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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850 루피 (한화 약 11,9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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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점심및 간식(차) 비용 : 300 루피 (한화 약 4,200 원)
포터(18$)및가이드(35$)비용 /1일 : 4,500 루피 (한화 약 63,000 원)
을 더하면 트래킹중 최소한의 하루 비용 ( 5,650루피, 한화 약 79,100원)이 된다.
가이드와 포터의 비용이 여타비용의 네 배 정도가 들기는 하지만, 어느 여행안내책자에서 본 그들을 고용하는 것은
그 나라를 가는 것에 대한 일종의 대가며 예의라고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가 알려준 술의 종류
럭시 : 쌀이나 옥수수로 만들 수도 있지만 처가를 방문하거나 격을 갖춰야 할 손님이 왔을 때 조로 만든 술을 대접한다.
그만큼 조로 만든 술은 유명하다. 정종과 비슷한 맛과 형태를 띄고 있다.
창 :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탁한 색깔과 맛을 내며 역시 조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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