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9.12.19] 조카면회...그리고 헤이리...

루커라운드 2009. 12. 19. 23:30

자대배치를 받은지 얼마되지 않은 조카면회를 갔다.

 

다른사람들이 들으면 이해를 할수없을수도 있겠지만 사실 군대면회라는거 처음 가보았다. 내 가까운 친구들은 군에 가야할 시점에 직장을 다니면서 특례를

받았었기 때문에 면회를 갈 일이 없었고 가깝지는 않더라도 나와 관련있는 친구들이 군생활을 할때 나는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때문에 면회라는걸 가보려

해도 갈수가 없었다.

 

그런 연유로 가족인 형도 그리고 동생에게도 면회라는것을 갈 기회가 전혀 없었었는데...

어쩌면 이번면회도 형이 해외근무를 하고 있는 중이어서 지방에 거주하시는 형수님홀로 면회보낸다는것이 그리 모양새가 좋아보이지 않아 동행을 자청해던

것이다. 언젠가는(아직 군대를 가려면 대여섯해를 더 기다려야 하는 작은넘이 군대에 갈시점) 한번쯤 가보아야 할 면회라는것을 조금 일찍 한 셈이다.

 

남자들 사이에서 군대이야기를 뺀다면 앙꼬빠진 팥빵 이라며 무수히 많은 이야기거리와 거기서 또다시 파생된, 때로는 조작되고 과장되어진 군대 이야기를 하면서

너나할 것없이 큰목소리를 한번쯤 내는 대한민국 남자들은 어쩌면 그시절의 젊음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심리에서 그러는건 아닐까?

 

군대얘기만 나오면 난 그저 듣는입장이 되어 있었다. 군대면회자체도 가보지 못했던 내가 군인사회측면으로 보면 대한민국 국민인지가 의심스러워 질때도 있었다.

수많은 무용담과 수많은 고통담 수많은 자부심을 들으면서 정말 대한 민국의 국군은 대단할 수 밖에 없다는 상상을 할하곤 했었는데.. 파주시 주변에 위치한 조카가

근무하는 군대의면회장에서 내가 들었던 모든(?) 무용담들이 얼마나 과장되어 포장이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경험한 군 면회가 시대를 거슬러 내렸다는 점과 아주아주 큰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군엘 다녀오지 않은 나로서는 그렇게라도 군대이야기를 빼면 이야기 거리가 반으로 줄어드는 남자들의 의식에 돌하나 던지는 심정으로..

 

1. 조카녀석은 면담실을 들어서면서 그저 실실 웃기만 했다.

   군기가 번쩍든 불안+초조한 눈초리로 주위를 살피면서 주위를 쩌렁쩌렁하게 "추웅성" 하면서 거수경례를 하는 그런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그 행위에 지적을 했더니 민간인한테는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그리 안한다나?? 그럼 영화나 테비에서 나오는 엄마 아빠한테 군장성에게 하듯 한 그 곙례는 그저

   영화의 소재로 쓰기 위한 행동이었단 말인가??)

 

2. 정성껏 준비해간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행동도 볼수가 없었다.

   도착한시간이 아침과 점심사이였기에 제과점에서 준비한 케익을 간식으로 내 놓으니 아침식사를 햄버거로 먹었단다. 햄버거로 아침 식단을 꾸밀수도 있겠지.

   하지만 두시간이 지난 지금 허겁 지겁 가릴것 없이, 눈에 보이는 것은 사정없이 먹어버린다던.. 예의 친구들 군대시절 얘기는 모두 뻥~~ 이란 말인가?

 

3. 주위에 선임..위병소관리자 행정병 등(서두에말했드시 난 군에관한 용어는 자신이 없지만 그와 직간접관련있는 관계자들이 하루종일 그 주위를스치고 지나갔지만)

   어떤 누구에게도 불안한 눈빛을 보이면서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부동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볼수가 없었다.

   민주와된 군인의 모습이라고 하면..뭐..나야 할 말 없지.

 

4. 점심시간이 가까와 집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서두르듯 먹는 모습은 볼수 없었다.

    그저 평소와 같이식사를 하고 면회실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전단지에서 전화번호를 찾아 피자를 주문하여 식구들과 나누어 먹는것이 집에서 한주일을 마무리 하고

    식구들 끼리 둘러앉아 피자를 먹는 분위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예의 그 전설적인 스토리가 생각도 나고 모자랄지 모르는 허기를 생각해서 치킨을 한마리

    시켜 주겠다고 제의를 했더니 지난주에 치킨을 너무 먹어서 지금 먹고 싶지 않고 싶다나?

 

5. 내무반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가능한 늦춰 가려했다.

   그저 앉아 있어도 편하게 보이고 평소와 다름없는 엄마와의 가벼운 얘기를 하면서 "어.. 시간이 너무 빨리가는데." 라는 말에서는 예의 그들이 말하는 내용과

   일치를 했다. 저의 엄마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안부를 묻고 수다를 떨면서 그렇게 대여섯시간을 보냈다.

 

6. 주변의 다른 면회자들이 매점에서 과자를 듬뿍사서 먹고 있었기에 조카에게 과자 먹는것을 제안하니 별로 먹고 싶지 않다는것이다. (고생을 덜해서인가??)
   그래도 매점으로 가서 군것질거리를 이것 저것 챙겨 가지고와 풀어놓으니 모두 없어지긴 했다. 군인인 조카는 별로 먹는것이 없이 면회를 간 사람들이

   포식을 했다는거...

 

어쩌면 그의 엄마나 그의 형보다는 덜 절실한 나와 집사람은 조금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십여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헤이리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가는 파주의 헤이리를 한번쯤 들려 보려했던걸 군인간 조카 덕분에갈수 있었던 거다.

 

예술도 겨울을 타는가 보다.

주변 건물은 을씨면 스러워 보였고 주변의 환경도 스러져버린 풀과 꽃들로 시각을 달리하여 유심히 보아도 황량하기 그지 없는 풍경들이었다. 다만 그 을씨년 스런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지 아니면 그 건물 내부에는 또다른 예술의 향연이 펼쳐지는지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은 외딴 마을임에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몇몇 카페는 추운겨울 몸을 녹이거나 쉬어가기 편한 내부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지만..시간에 제약이있는 우리에게는 언감생심.

 

네시가 다 되어 모두 떠나버린 면회소에서 내무반으로 가져갈 피자몇판과 귤 한박스를 전달하면서 과연 요즘의 군인들은 군인에 몸담고 있는 시절을 어떤시각으로

보며 그 젊은시절을 메꾸어 가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시절이 마무리 되어 사회로 나오면 얼많큼의 과장을 하여 뻥~~을 칠지를 생각하면 슬며시 웃음이

새어 버린다.

 

그래도 전설적인 내용고 일치하는 부분은 있었다.
내 족카도 군복을 입고 군대에 가 있음에 그녀석의 입에서도 잠깐의 시간동안 축구얘기는 수 없이 회자되었다는거..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일 듣기 실어 한다는

 

"군대에서 축구 한다"는 얘기는 말의 말을 물고 수없이 계속 되었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