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오늘부터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날이다. 평상시 보다 한시간 시계를 뒤로 돌려놓고 한시간 늦게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접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이 20~30대라고 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여튼 사고를 당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사나흘 동안 지속된 비로 심신이 지쳐 있었지만 서머타임으로 한시간 여유를 갖고 도보를 시작한다. 더불어 날씨도 쾌청하다.
모르가데에서 벤따스 데나론까지 24.8Km 7시간30분, 누적 거리 715.3Km를 걸었다. 드디어 남은거리가 100Km 이내 (81Km)로 들어왔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나흘 내로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을 것같다.
사리아 이후 걷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 비가 그 한몫을 한 것도 있겠지만 쉴 곳이 마땅치 않다. 산티아고로 가까워 오면서 주변에 주택은 많아 지지만 정작 도보여행자를 위한 바나 카페는 별로없다. 혹시 어제 오늘 휴일이라서 문을 열지 않는 곳이 많은 때문일까?
이들이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특히 도시와 가까워 올수록 일반인들은 불편을 느낄 정도로 정해진 시간에 철저하게 문을 여닫는 것이 특이 하기만 하다.
어떻든 굶어 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몇 번 계속되지만 그것이 이들이 가지고 있는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광활한 대지와 사람의 손이 가지않아도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포도, 밤, 호두, 무화과, 심지어는 사과 까지도 땅에 떨어진 채로 버려지는 것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인구 밀도는 또 얼마나 적어 생존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그동안 잊고 지낸 삶의 전투력을 다시금 소환해보게 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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