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시아 지방의 날씨는 변덕스럽기 그지 없다고,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어제 밤새 창문을 덜컹 거리며 바람이 불더니 아무리 우기라고 해도 갑자기 비가 오는가 하면 잠시 또 그치기를 반복하니 도대체 날씨에 대한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비 오고 바람 거세 져서 인지 길 위에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이른 아침 숙소 앞에는 평소 보이지 않던 택시들이 대기를 하고 있다. 우린 너무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목적하는 바를 취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이 깊어진다.
폰프리아에서 사모스까지 19.8Km 6.5시간, 누적 거리 663.7Km를 걸었다. 남은 거리는 132.6Km로 추정된다. 트래킹 앱도 비의 영향인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참고자료의 거리를 이용할 수 밖에.
오늘코스는 1,500m 고도에서 500m 고도 까지 약 10Km에 거쳐 하산 한다고 했다. 내리막 길을 유난히 힘들어 하는 아내를 고려하여 20Km만 걷기로 했으나 아침부터 내리는 비와 바람이 이 마저도 쉽게 걷지 못하게 한다.
고도를 낮추어 내려오는 길은 흡사 전형적인 지리산 둘레길을 연상시킨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은 일반적일 길과는 분명 다르다. 양쪽 평지를 깊게 골을 파서 마치, 비 바람에 대처할 수 있게 호를 형성한다거나 그 길의 양편으로는 도대체 언제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궁금 할 정도로 정교하게 돌을 쌓아 유실되지 않게끔 만들어 놓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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