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22.06.26] 노래방

루커라운드 2022. 6. 27. 20:22

갑자기 노래방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처음 노래방을 갔던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노래를 듣는 것은 남들 못지 않은데, 남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처음 노래방에 갔었을 때부터 코로나로 인하여 노래방이 통제되던 최근까지 단체 회식을 마치고, 직장동료들과 술 한잔 할 기회가 있을 때, 동창회를 마치고 2차로 노래방 갔을 때 한결같이 자리가 편한 적이 없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표현한 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것 같다. 

흥이 많았고, 자기를 적극 홍보(?)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던 내 또래의 한 친구(직장동료)는 노래방이 생긴 이듬해 인가 자신의 집에 노래방 기기를 들여놓았다. 시시 때때로 노래연습을 한 때문인지 노래방에 가면 자신 있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고 주변 사람들은 그의 노래가 끝나면 한곡 더~ 앵콜~~을 외치며 열광 했었다.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 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내 사랑 그대 내 곁에 있어줘 이세상 하나뿐인 오직 그대만이
힘겨운 날에 너마저 떠나면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 

코가 오뚝하고, 생김새가 핸섬하며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주장을 거침없으며 뒤로 물러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지금쯤 인생을 어찌 살고 있을까? 장마가 시작 되려는지 꾸물거리는 6월 마지막 주 휴일 오후 흐린 하늘에 갑자기 그가 떠오른다.

단체로 노래방에 들락 날락 거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일상화 되던 때가 였던 것 같다. 아마도 사십 중반쯤 이었던 것 같다.  회사의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고 집 근처 지날 때 동네 노래방이 눈에 뜨였다.  아무 생각 없이 그곳으로 들어가 혼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마다 할 리 없는 주인을 따라 노래방으로 들어가 한참 노래를 부르는데 집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도착할 시간이 지나 걱정이 되었나 보다. 동네 노래방에 와 있다고 냉큼 달려와 이해 할 수 없는 눈길을 주던 아내의 얼굴이 떠오른다. 당신.. 노래 좋아 했었어?

조만간,

그동안 불러보고 싶었던, 회식 자리나 단체 모임에서 불렀으면 눈총을 받을 노래를 중심으로 몇 곡을 리스트업하여 동네 노래방이라도 다녀 올 것 같다.

다섯손가락 – 이층에서 본 거리
김광석 – 거리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유년시절의 기행
김광진 – 편지
철가방 프로젝트 –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노래방 목록에 있을라나?)
이문세 – 옛사랑
김광석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김도현 – 가을 우체국
동물원 – 혜화동
전인권 –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혜은이 – 비가

이안 – 물고기 자리

 


좋아 하는 노래라고 다 따라 부른다는 보장 없겠지?

몇 곡 더 찾아보면 한시간 거리는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