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22.03.04] 잠 오지 않는 새벽

루커라운드 2022. 3. 4. 01:48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했던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제부도 해안 길을 걷고, 카페에서 차 한잔을 하며 세상 흘러가는 이야기를 하다, 시원하게 뚫린 간척지 방조제를 따라 차를 몰고 집으로 오는 길은 짧은 봄날을 더욱 짧게 느껴지게 한다.  

오랜만에 새벽잠을 설치고 있다.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꽃 피는 봄날, 평온 하리라 기대했던 3월은 초순부터 어수선한 봄을 예고하나보다.

하루 확진자가 20만명 안팎에 달하고 이달 중에 최대 35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과 일주일 후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는 국민과 나라를 위한 정책 공양보다는 이념 대결, 보수와 진보 대결, 지역감정 조장, 등으로 국민을 반으로 가르고 좁은 땅덩어리를 분열 시킨다는 뉴스는 어수선함을 넘어 암울한 기분을 들게 한다.

지난달 어머니가 돌아 가시며, 아버지 항렬(行列)의 집안 어른들은 이제 모두 세상을 떠나셨다. 그제 80이 넘은 사촌 큰형의 부음을 들었다. 이미 10여년 전에 돌아가신 사촌 막내형을 포함하면 머지않아 우리 항렬이 순차적으로 세상과 이별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 친지나 고인들을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지인과 친지 상가를 찾아다니지만 세상을 오래 살다 보면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 순리라는 원칙을 나와 밀접하지 않은 먼 사람들에게만 적용한것 같았다.  

하지만, 비록 나이차이는 많이 나지만 이번 사촌 형의 소천으로 죽음이라는 것이 그리 멀지만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문득 죽음이라는 단어를 접하며 느끼는 점이지만 죽음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가 더 죽음이라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다시 말하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두렵다.

발인 시점이 이른 새벽 이라서 일찍 잠을 청했으나 짧은 잠을 자고 나니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장례식장 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오늘이 화창한 봄날 임에 아이러니컬 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