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저 여건 되고 시간되면, 그리고 매스컴에서 누군가가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보기는 한다.
오늘 우연히 남자 피겨 경기(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를 보게 되었다. 여자피겨경기 김연아 선수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이번 올림픽게임 전 남자선수의 최고 순위는 차준환 선수가 한국 평창 올림픽에서 올린 세계15위 였다고 한다.
츠측컨대 이 경기는 쇼트경기와 싱글프리의 기술점수/표현 점수를 합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선수가 우승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차준환 선수는 쇼트경기에서 99.51점으로 4위를 차지하여 메달 획득에 기대를 갖게 했다.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회전을 하면서 크게 넘어지면서 기대가 기대로 끝나는 듯한 분위기 였었다. 내가 그 경기에서 잠시 집중을 하게 된 시점은 그 시점이다.
망가진 것 같은 경기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궁금함에 TV에서 눈을 띨 수가 없었다. 헌데, 당황하는 기색도 잠시 빙판을 선회하면서 몸으로 그리는 선의 연기는 피겨라는 운동의 문외한인 나에게도 감동이 밀려왔다.
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는 눈빛, 손이 그려내는 선의 디테일, 진지함에 반한 아름다운 표정연기, 거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까지 잠시도 눈을 띨 수가 없었다. 어쩌면 다시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경기를 집중해서 보는 이유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속적인 회전 후의 이어가는 몸 동작에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 커다란 아쉬움이 있겠지만 활짝 웃으며 최선을 다했다는 표정이 그렇게 감동적일수가 없었다. 그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이 고이기 까지 했다.
결과는 기술점수(TES) 93.59점, 표현점수(PCS) 90.28 점, 총점 182.87점으로 5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나야 분위기 모르고 보았지만,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나 관중석에서 우러나오는 함성은 본능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경기를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대한민국 남자 피겨의 역사를 다시 쓴 차준환 선수의 앞날에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가 이어가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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