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의 실업급여 수급이 끝나가고 있다. 은퇴 1개월 후부터 수급을 시작하였으니, 따라서 은퇴 한지가 10개월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 보험에 가입된 사람은 퇴직을 한 후 새로운 직업을 구하기 전까지 실업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실업급여다. 엄밀히 말하면 직업을 구할 의사가 없는 은퇴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자격이 없다. 물론 그 동안 경제활동을 하면서 납입했던 고용보험료는 말그대로 보험료이다. 담보에 대한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보험료로 지급이 된다. 일자리를 잃고 다른 일자리를 찾기전까지의 생계보장 혹은 경제적 보장을 보험으로 보상해 주는 것이다.
이제 일자리를 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은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없다. 하지만, 은퇴를 하고 이제 일자리를 구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제도권내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면 마다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즉, 은퇴하여 향후 일할 의사가 없다 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구직 활동을 해야 한다.
은퇴를 하며 해 보고 싶었던 일들을 점검을 해 본다.
생각했던 것 보다 뒤죽 박죽이다.
그 이유를 가만히 돌이켜 보면
우선은 은퇴 후의 계획을 과도하게 수립하였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시간과 능력은 한정이 되어있다. 해보고 싶은 일을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자기의 능력이나 시간의 분배를 함에 너무 무지했다. 회사생활을 할 때 보다 더 촉박하고 조급하게 그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건 분명 내 능력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것이다.
두번째 코로나로 인한 활동의 제약이다.
가장 크게 와 닿는 것이 여행이다. 그 동안 회사에 몸담고 있으며 자유로운 여행을 얼마나 꿈꾸어왔었던가. 특히 가보지 못한 해외, 오지로의 여행. 국내 지방에서의 한달 살기 등등.
또한 친구들을 만나거나 가족들과의 모임은 확진자의 많고 적음에 마음의 상태도 오르락 내리락 번복을 수없이 했었다.
그나마 경제적인 면에서는 상기된 두가지 사유로 인하여 생각했던 것 보다 제약사항이 덜했다. 또한 실업급여 수급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주었다. 물론 이제 수급기간이 만료가 되어가니 그 다음은 어떨 것인지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제약사항으로 횟수가 많지 않았던 친구들과의 식사, 해보고 싶었던 일(취미)에 투입 되어져야 초기비용, 인터넷 쇼핑과, 마음만 동하면서 그동안 절제 해 왔던 쇼핑이나 물품구입을 망설이지 않았다.
어떤 이는 실업급여 이후에, 실업급여 수급기간 동안 비용을 잘 관리하지 않은 것을 후회 한다고 했다. 아마도 실업급여의 풍부함에서 벗어나면서부터 보이기 시작한 경제의 현실을 말하는 것 같다.
그때 가서 다시 생각 해 봐야 할 일이지만, 지금 해보고 싶은 것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망설인다면, 은퇴 원년부터 은퇴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가 부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는 은퇴자로서의 일상생활(경제적이든 일상적인 인과든)로 겸허히 돌아와야 할 시점이다. 다시 6개월이고 1년이고 번복되는 생활이 무리가 없는지를 확인하며 그동안 부족했던 일들을 보충하여 후회 없는 은퇴 생활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인생의 모든 시기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은퇴란 그와는 달리 전적으로 당신의 책임이다.
만약 당신이 그 시기를 망친다면, 당신은 다른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가 없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의 ‘떠나든 머물든’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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