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상으로 봄이라 하기에는 조금 이른 3월 초순이다. 저녁을 먹고 어둠이 밀려오는 안양천변 도보를 위해 안양천변으로 나선다.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지만, 걸으며 스치는 저녁 바람에는 분명 봄의 기운이 실려 있었다. 운동하기 좋은 금요일 저녁이지만, 평소와 달리 사람이 붐비지는 않는다. 아마도, 사람들과의 거리두기가 생활화 되는 과정중의 한 단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인적이 드무니 한적하고 좋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왠지 모를 허전함 같은 것도 느껴진다. 천변 운동장은 오늘도 조명을 켜 놓았지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년 전에 천변을 걸으며 보았던 운동을 좋아하던 그 많은 젊은이 들은 지금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이런 분위기가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세태를 간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새삼 그 젊은이 들의 아우성이 그리워지는 저녁이다.
하지만, 개발의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의미에서 열기라 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적당한 속도로 진행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말을 하면 모든 것을 내 위주로 생각하고 판단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직접 사회생활을 할 때, 보다 적극적으로 빠르고 많이 움직이려 했던 것을 돌이켜 보며 일손을 놓았기에 이제는 속도 조절을 하라고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지금의 나로서는 개발을 하더라도 적당히 하고, 적당히 먹고, 적당히 놀고 움직이며 사람들과의 관계도 적당히 맺고, 적당한 속도로 세월이 흘러 적당히 나이를 먹어 가기를 원하지만 적당히 라는 단어선택에도 무리는 있어 보인다.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일까? 정도에 계측을 하여 수치를 부여할 수 없는 단어가 적당이 아니던가?
이제 곧 바람은 춘풍으로 변할 것이고 나무 꽃눈으로는 앞다투어 꽃망울을 틔울 것이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느낌의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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