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노는 일에 익숙해져 있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현지인들이 출근하지 않은 현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설령 정상적으로 가동이 된다고 하여도 오늘 금요일은 휴일이다. 일주일 동안 일하고 휴식을 취하게 되어있는 날이지만 대부분의 휴일에도 오전에는 사무실에서 보낸다. 꼭 오늘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많은 아니다.
현장이라는 곳이 일의 있고 없음만을 가지고 출퇴근을 결정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현장상황을 감안하면, 어차피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마음 편하게 쉬어도 되는 것 아닌가?
오전에 숙소내의 연습장 가서 잠깐 골프를 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평소처럼 낮잠을 자고 나니 늦은 오후가 되었다. 몇일 사이 기온이 올라 날씨는 더워졌지만, 그늘이 앉으면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게 까지 느껴진다.
침대의 이불을 걷어 따가운 햇볕에 널어놓고,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가 만들어 놓은 그늘의자에 자리를 잡는다. 옅은 커피 한 잔을 타고, 새벽 재방송을 하는 FM음악(세상의 모든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들었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책을 들었지만 의도와 달리 책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가 없었다. 온전하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 할지라도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확실하게 일을 떨쳐 버리지 못함과 동시에 나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대안이 없다. 주어진 시간을 다른 방법으로 보낼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눈은 책을 향하고 있으나, 책의 내용은 머리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흘러가는 음악에 의지하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나마 조금씩 책으로 집중되기 시작한다. 환경과 여건을 바꾸고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동안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에 인색해 왔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습관적으로 내게 시간을 주고, 지속 하는 노력이 있어야 여유로운 시간을 소유 할 수 있고, 온전하게 놀고 쉴 수 있을 것이다.
일로만 점철된
인생1막을 보냈으니, 내에게 주어진 인생2막에서는 일하기 위해 열정을 보인 만큼 노는 방법의 전환에 대한 노력 또한 필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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