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을 관심 있게 들여다 보는 심리는 어떤 것일까?
블로그를 둘러보다 보면 가끔씩 관심을 유발하는 한 두건의 블로그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 그 블로그 들은 그 동안 게시한 방대한(?)량의 글들이라 관심 있는 부분만을 읽고 지나치더라도 몇 일은 소요된다.
블로그를 읽는 과정 중에 언듯 스치는 생각이 있다. 나는 왜 타인의삶에 관심을 표명을 할까? 나와 타인의 관계를 비교하는 습관이 있는 건 아닌가? 타인의 블로그에 집착(?)을 하여 얻은 것은 무엇일까? 혹시 잃는 것이 있는 건 아닌가? 블로그 주인은 누군가가 보이는 관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할까? 하는..
얼마 전 지역에서 같이 자란 오래된 또래의 친구(A)가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났다. 오래되었지만 자주 만날 수 없는지라 페이스 북으로 팔로우를 하여 그의 안부를 확인하고는 하였다. 또 다른 내친구(B)는 비슷한 환경이지만 자주 만나 이야기를 하며 지낸 사이고, 초중고를 함께 다녔으며 몇 해 동안 직장생활도 같이한 막역한 사이로 친구A와 아주 가깝게 지낸다. 물론 친구B도 페이스 북으로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았으니, 우리들의 일반적인 일상은 SNS로 그들에게 공유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암 투병을 하던 A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은 A후배가 페이스북에 태그된 부음으로 알았다. A의 절친인 B에게 그 소식을 전하니 나에게 어떻게 그의 부음을 들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페이스 북에서 세 명이 모두 소식을 공유하고 있지 않았냐고 되물었더니, B는 얼마 전 페이스 북에서 탈퇴하였다고 한다.
그의 탈퇴이유는 이렇다.
페이스 북에서 한 사람(N)을 알고 지냈다고 한다. 특별히 서로 교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주기적 올라오는 N의 사진과 글이 친구인 B에게 관심을 갖게 했다. 손으로 그린 그림과 곁들인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라고 했던가? 연배도 비슷하고 비슷한 생각의 글 내용이 자꾸 마음을 끌어 당겼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때 주기적으로 올라오던 글이 멈췄다고 한다. 소재가 다 되었거나, 아니면 글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거나 좀 바뿐가? 라고 생각하며 보낸 몇 주.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 글은 N 아들이 올렸는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글이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지병을 앓아오던 아버지 죽음에 장례를 치루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팔로우를 했던 온라인 친구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야 할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친구B는 허무한 생각과 함께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SNS를 끊기로 했다고 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 나아가서는 그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이 왠지 떳떳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지 못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블로그 주인이 보는 것을 막아놓은 글도 아니고 몰래 훔쳐 보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을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충족시킬 방법을 찾고는 한다.
최근에 내가 관심 있게 둘러보는 글은
. 은퇴 후에 소소한 일상을 여유롭게 보내는 사람들
. 일본으로의 자전거/오토바이를 이용하여 캠핑을 하며 여행하는 사람들
. 인문학을 곁들인 도보여행
. 텃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전원생활
. 여러 나라에서 한달 살기
. ‘알베르 카뮈와 알제리’ 저자의 ‘지중해를 사랑하고, 사하라를 그리워합니다’ 블로그
등이다.
특히 지중해를 사랑하고~ 에 올라온 글은 내가 이곳에서 2년 반 이상을 생활하면서 어려움은 있지만 여건이 허락 되는대로 보고, 읽고, 느끼고자 했던 알제리에 대한 이야기 들이 마치 깊은 속살을 들여다 보는듯한 내용과 현지 사정상 쉽지 않은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체험하고 느끼고 그것을 글로 남겼다는 것에 대하여 경외심 마저 들었다. 아마도 저자는 타고난 삶의 방향성과 감수성, 더불어 터득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쓰기 그리고 언어구사력이 완벽하게 화합이 된 결과물이라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게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면 참 멋진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극적으로 이곳 저곳 블로그를 배회하는 나는 그런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 인 것 같은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서지를 않는다.
혹시, 그렇게 배회하면서 그들의 끼가 요행하게도 내게 전해 졌으면 하는 헛된 바람 때문 일지도모르겠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앞에서 소개한 친구(B)와 같은 생각이 들어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짓이라 여겨 질 날이 온다면 무모한 삶의 바램을 접고 현실적인 삶에 충실할 수도 있으니, 이른 판단으로 아직은 버릴 수 없는 나의 삶의 방법에 찬물을 끼얹는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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