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고 이렇게 매듭을 묶을 수도 있다고 가르쳐 주지 않았니?
그 후로 그렇게 말고 이렇게도 인생을
묶으며 살아왔다.
아니 늘 이렇게 만 살았다.
이렇게 묶을 때 마다 네가 준 내 인생 때문에 사무쳐 목이 메인다."
나희철 시인의 넥타이라는 시를 읽어 봅니다.
넥타이를 매는 방법 만이 아니라
젓가락을 쥐는 방법,
저녁에 바라보는 곳,
쉬고 싶을 때 듣는 음악,
잠들기 전에 읽는 책.
삶의 도처에 사랑이 추억이 남긴 흔적들이 가득하죠.
시인처럼 그것 때문에 목이 메일 수도
있겠지만.
가구가 오래 놓였던 자리처럼 그런 흔적들이
묵직하게 남아있어서
그나마 선선한 바람이 우리 삶을 드나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이 나를 붙잡는다고 뿌리치기 보다는
그 기억을 손수건처럼 지니고 다니기를
그래서 땀을 닦을 때에도,
눈물을 닦을 때에도
잔디밭에 펼쳐 나의 작은 영토를 만들
때에도
동행하기를 권합니다.
기억은 흔적은
그렇게 소장하는 것이 맞다 싶습니다.
[출처 ; 2018.06.08 세상의 모든 음악 - 저녁에 꾸는 꿈 에서]
SETIF에 있는 현장 업무 지원을 마치고 다시 1년을 보낼 JIJEL로 이동을 한다.
오늘도 호송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마냥 목적지를 향해 가겠지만,
난 차량의 옆 유리창을 닦고, 비록 작지만 카메라를 준비했다.
먼지 묻은 차창을 통해
흔들리고 제대로 위치를 잡을 수 없고
속도를 내어 달리는 차안에서
휴가 때 녹음해 놓은 “세상의 모든 음악” 을 듣는다.
두시간 짜리 프로그램 사흘치를 듣는동안 움직이고 기다리기를 반복하여
적당히 피곤해진 몸이지만,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다.
기억은 흔적은
그렇게 소장하는 것이 맞다 싶습니다.
라듸오에서 흘러 나오는 말에 더욱..더..
흔들렸으면 흔들린 대로,
역광이면 역광인 대로,
창에 먼지가 보이면 보이는 대로.
가능한 잘 편집을 해서, 그렇게 소장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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