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루크멤바쉬 현재기온 -6도 서울보다 2도 높음"
잠깨자마자 탁자위 아이패드로 손을뻣어
네이버메인화면에 올라온 날씨를 본다.
최근들어 가장 기온이 낮다.
서둘러 식당으로 가서 빵과우유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평소보다 두꺼운 옷을 차려입은후 버스에 오른다.
매번 같은 장소로 가는 산행이지만
오늘따라 차가운 기온으로 인함인지 새삼 가슴이 설레인다.
마치 새로운 경험을 하는것처럼..
매 시간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한번 정도 라도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살아갈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MP3를 켜고, 해드폰을 끼고,
두터운 패당잠바에 붙은 모자를 한껏 눌러쓴다음
의자깊숙히 몸을 기대본다.
때마침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기타리스트 이성우 & 독일의 오리버 파르타쉬 나이니(Oliver Fartach-Naini)의 연주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10번이 연이어 흘러 나왔다.
"KBS FM - 세상의 모든음악 , 2017년1월7일 방송분을
녹음해 놓았던 파일에서..
오늘같은 날씨와 산행 분위기에 썩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침 해뜨는 시간 8시 30분,
정월 대보름날의 밤은 아직도 길기만 하다.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바람이 제법 날카롭다.
아시카바트로부터 밤새 달려온 승객을 태운 열차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산행 입구에서 이미 투루크멤바쉬를 향해 지났다.
살짝 얼어붙은듯한 해안가철길을 따라
반대 방향으로 화물을 잔뜩 실은 열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허허벌판을 가로지른 바람은
체감온도를 한껏 떨어뜨린다.
작은 능선을 끼고 도는곳은 바람도 쉬어 가는곳..
하지만 쉬어가는 바람과 햇볕과 눈비가
억겁의 세월동안 스치며 만들어놓은 바위의 형상을 보며
세월의 보이지 않는 힘을 떠올려 본다.
바위 돌 틈사이로 온기를 머금은 수증기가 올라온다.
바위 안쪽으로는 습기를 머금은 파란 식물들이 겨울을 잊은듯하고,
불과 한뼘의 거리에는 작은 상고대(?)가 피었다.
죽은 잡풀위로 수증기가 내려앉고,
그 수증기는 떨어진 기온으로 인하여 얼음으로 변했다.
매번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구도로 사진을 담는다.
카스피해의 작은 항구,
투루크 멤바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소에서..
하지만 매번 느끼는 감정은 같은적이 없다.
안개가 끼고, 바람이 불고..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오늘은 코끝을 스치는 찬 공기가 하늘위에 새털구름을 만들어 놓았다.
청명한 하늘에 가즈런히 배치해 놓은 새털 구름..
우리 일행은 그 새털구름 아래에 전에 걸었던 길을 또 걷는다.
광할한 사막과 파란 하늘가 그 경계선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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