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작은 구멍을 통해 세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 개의 이미지로 시야를 좁힐 수 있어 주위 모든 사물을 다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감수성이 예민한 여섯 살짜리 꼬마를 가장 크게 만족 시킨 건 렌즈 뒤에 몸을 숨긴 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꼬마는 렌즈를 자기 자신과 세상 사이를 가로막는 벽처럼 사용했다.
[출처]진정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이야기! - The Big Picture – 중에서
어느새 책과의 거리가 제법 멀어져 있음을 느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부러워 졌다. 가끔 그렇게 말하는 나에게 딸애가 불쑥 한 권의 책을 디밀었다. 카메라와 관련이 있는 책 이라서 관심을 갖을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난 그 책을 제법 오랜 기간 동안 끝까지 다 읽었다. 그리고 책 초기에 나오는 위의 글을 어디엔가 인용하고 싶었다.
렌즈를 자신과 세상 사이를 가로막는 벽처럼 사용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현실과 마주침이 버거울 때 카메라를 둘러메고 자연을 찾아 떠나는 나의 이상적인 꿈과 일치하는 대목이라고 느껴졌다.
출장이다, 귀촌을 위한 준비다 이리저리 오가다보니 여름은 벌써 시야에서 멀어지고 가을로도 깊숙하게 들어왔다. 강화나들길을 올해 안에 모두 둘러보기는 어렵겠다. 행사가 많은 가을은 의외로 짧다. 그 행사 하나 걸러뛰고 걷기를 나선다. 홀로 나서면 지난번 1코스를 이어 2코스를 가야 할테지만, 몇 해전 겨울에 나들길에 대한 의식 없이 집사람과 2코스근처를 돌은 적있고, 둘이 움직이기에 대중교통이 아닌 차로 이동하기에 가능하면 짧고, 바다가 끼고, 다음에 올 것을 생각해서 대중교통이 어려운 8코스를 택하였다.
[출처] http://www.nadeulgil.com/index.php?r=home&c=1/6/34 - 강화 나들길 –
17.2Km로 나와있는 안내책자에 따라 길을 걸었건만 내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프로그램은 14.5Km로 인식된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 같다.
8코스의 길에 붙여진 이름은 “철새 보러가는 길”이다. 아마도 철새가 도래하는 늦은 가을이나 겨울에 가면 어울릴 이름이지만, 지금 가을이 깊어가는 시점에도 가을바람을 맞으며 한편으로는 너른 평야와 다른 한편으로는 갯벌을 보며 걷는 맛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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