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걷기·도보)/강화나들길

[2014.01.25] 강화나들길 3코스 - 능묘가는길

루커라운드 2014. 1. 27. 20:30

 

 

평소 출근시간과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 집을 나섯다.

 

전날 주섬주섬 준비물(아이젠,카메라,장갑 등)을 꾸려놓은 덕분에 지체없이 집을 나설수 있었다.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해 처음 가는 길이니 정공법을 택해야겠다. 명학에서 전철을 타고 신촌으로 가서 3000번 버스를 이용하여 강화 터미널까지 간 다음 온수 공영 주차장은 군내 버스를 이용하였다. 무려 네번의 환승을 거치며 차안에 머문시간이 2시간 20분, 환승하며 소비된 시간이 40여분, 집에서 나선지 세시간만에 온수공영주차장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들길을걷기위해 처음 강화로 왔을때는 그저 강화와 접하는 설레임에 멀다는 느낌을 갖지 못했었다. 무려 20여개의 코스가있는 강화나들길을 모두 돌아볼 계획을 잡고나서야 왕복 여섯시간 이상의 이동시간에 조금 난감함이 앞섯다. 두 코스를 돌고나서 삼남길을 만났다. 접근이 용이한 까닭에 잠시 그곳에 몰두를 했었다.

 

언젠가는 둘러보아야 할 길이기에 다시 강화로 향하며 여섯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 본다. 휴일 이른 아침 전철은 군데 군데 자리가 비어 수월하게 앉아 갈수 있었다. MP3의 라듸오로 클래식 음악을 들을수도 있었지만 이른 아침이기에 무거운 음악을 회피했다. 전날 머나먼 버스이동길을 의식하고 넣어두었던 소설책을 꺼내 읽는다. 이내 책에 몰두를 하였다. 신촌 전철역에서 내려 좌석버스를 환승하는곳을 찾다가 20여분의 시간을 소비한다. 방향감각을 잃은때문이기도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나와 중앙차선이 아닌 멀리 떨어진 정류소를 이른아침 살갑게 알려줄 사람을 찾기 힘든 때문이기도 했다.

 

강화터미널로가는 직행버스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의자한켠에 배낭을 내려놓고 차창가로 앉아 그 배낭에 몸을 기대어 책 읽던일을 계속했다. 다음부터는 강화와 관련된 역사 서적이나 소설을 챙겨 읽는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슈퍼에 들러 우산을 하나 삿다.

혹시 몰라 준비해 온 보라색 우비를 쓸 수 도 있었지만 많은 량의 비가 아니기에 거추장 스럽지않은 우산을 택했다. 아니 비상용으로 준비를 해 왔을지라도 지금 보라색의 우비를 꺼내 입는다는건 왠지 분위기에 잘 맞지 않는것 같아서 이다. 날씨가 흐릴것이란 일기예보를 들었기에 화창한 날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비가내리다니..

 

하지만, 난감해 할 필요는 없었다.
일부러 비가 오는 날을 택하여 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그런 날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마다하지는 않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화창한 날은 화창한 날대로..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길에서 보고느끼는 감정이 틀릴테니까.
흡사 안개비와 같은 비가 내리는 길을 걸었다. 비가 내리지만 날씨는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3코스는 온수공영주차장에서 부터 시작이 된다.

 

온수공영주차장 - 성공회 온수성당 - 길정 저수지 - 이규보 묘 - 곤릉 - 석릉 - 가능 으로 이어지는 16여 Km의 길, 3개의 능묘를 거치기에 능묘 가는길로 이름이 붙여진것 같다. 전등사를 들르지 않고 성공회 온수성당을 지나 길정 저수지 삼거리에 이른다. 제방길을 택하지 않고 오른쪽길을 택하면 오르막길을 올라 아직 녹지않은 살어름으로 덮여진 저수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다. 안개에 쌓인 저수지의 끝이 가물거린다. 이규보 묘 입구의 처마끝에 비를 피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따뜻한 커피한잔 마신다.

 

저 멀리 논 건너편으로 나들길 흙집이 정겹자리잡고있다.
이규보 묘에서 곤릉으로 가는길에 몇번의 헛갈리는 길을 헤멘다. 이정표의 거리도 제법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해뜰원이란 농산물가공공장을 가로질러 산으로 오르는 길도 쉽지많은 않다. 진강산 산자락을 돌아돌아 세개의 묘를 가는 길은 걷기에 좋은 길이다. 더구나 오래된 소나무숲을 지날때면 더없이 차분해 지는것을 느낄수 있다.

 

비록 강화도에가서 바닷길을 걷지는 못했지만, 조용히 내리는 겨울비속을 홀로 거닐며 산책다운 산책을 한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