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에서 공휴일인 금요일이다.
난 지금 정확히 30년7개월만에 주베일에서 공휴일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 오래 전부터 머물던 직장동료들에게 휴일의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알코바나 카티프에 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모두들 그곳에 왜 가려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눈치다.
그곳에 가서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교통도 좋지않은 곳이며, 더군다나 쇼핑몰도 예상이 힘들 정도의 시간에 개점을 하다 보니 꼭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굳이 거길 왜 가느냐는 거다.
그럴 시간에 잠 한 시간 더 자고 다운받아온 영화나 예능프로그램을 한 프로 더 보고, 시간이 나면 로얄커미션캠프에 가서 바닷바람을 맞거나 음식을 먹겠다는 거다.
잠시 생각을 해보니 그렇다.
왜 삭막한 사막을 한 시간 이상 달려가서 매스컴에 눈높여져있는 눈으로 허접(?)스런 나무 풀 포기를 보고, 그 옛날 민간인들의 휴식처였던 오아시스였느니, 유목민의 휴식처니 하면서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을 꺼낸다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진 행위가 아닌가?
그럼 난 왜 그런 일들을 머릿속에 계획하고 있었던건가?
그 오래 전엔 그랬었다. 컴퓨터라는 놀이기구가 없었고, 매스컴 아주 일상적인 내용(지금 생각해 보면)만을 전달했었다. 훼미리레스토랑이나 다국적 식당은 쉽게 갈수가 없었고 희소하기도 했다.
그러니, 사막의 자라고 있는 작은 식물들을 신기해 하고, 허름한 거리에 구워 파는 양고기를 먹으며 야시카 카메라나 소니 워크맨을 구경하기 위해 알코바의 거리를 배회하면서 문화적 굼주림을 해결하려 했던 것 같다.
흙으로 된 다 허물어져가는 알 수 없는 역사가 있을법한 동굴을 찾아가 여행의 의미를 찾아보려했었고 해변가에 가면 조개를 잡거나 어부들이 잡아온 고기의 종류를 헤아리며 휴일을 헛되이 보내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 누군들 그것을 이해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것이 잘못된 사고일 것이다.
그래도 휴일의 아침…
아쉬운 마음에 일상과 다른점을 찾아 보려 숙소주변을 돌아보니, 숙소에머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인위적으로 가꾸어진, 그래서 주변과 썩 어울리지 않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오후엔 다른 사람들처럼 로얄커미션캠프로 가서 바닷바람 맞고 음식점에서 외식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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