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난 이곳울산에서 12시반, 집사람은 강남터미널에서 10시반차를타고 창령을 향해 각자 출발하기로 했다.
2주에 한번씩 집을 들르는 격주말 부부..파견이 한시적인 관계로 주말을 모두 길에 뿌린다는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는시간은 이주변을 여행할 욕심이었기에 집으로가지않는 한주를택해서 화왕산억새태우기 산행을 계획한것이다.
울산을 출발하여 한두시간 정도면 도착할걸로 예상하였지만, 운문령, 운문댐, 청도를 거쳐 창령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이 세시반..
항상 나와 같이 다녔기에 혼자훌쩍 떠나는걸 망설였던 집사람이 천신만고(?)끝에 4시가 다 되어 창령터미널에 도착하였다.
6시반에 억새태우기를 시작한다는말을 들은터라 서둘렀다.
우선 부실했던 점심, 앞으로 못먹을 저녁을 대비하여 식당을 찾았으나 맘에드는 메뉴를 고르지못하고근처 설렁탕집으로 들어가
성의껏(?) 한그릇씩 해치우고 서둘러 박물관 근처의 도로 옆에 주차를 한다.
급한마음에 그저 앞서가는 사람들의 꼬리를잡았다.
사람들이 덜 붐빈다고 생각 되었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곳으로 가면 돌아서 가는 길이지만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갈수 있는 길이라고.
세시간.. 아니 집사람은 7시간을 달려와서 공원를 절약하느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면 이건 아닌듯 싶었다. 산입구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다섯시,
한시간 반정도를 오르면 정상에 도달할수 있다는 신문기사의 내용만믿고 왔는데,우회를 해야할 입장에 마음이 조급해 진다.
서둘러 오를는 나의 뒤를 따르는 집사람의 표정이 결연(?) 하다.
성벽을 따라 오르다 보니 "목마 산성"이란 표지를 볼수 있었다.
열심히 따라오긴 하는데..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것 같다..
40분여를 앞뒤 생각없이 급히 올라가다 보니 정상으로 향하는 입장료를 내고온 무리과 합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속도는 매우 감속이 되었다. 나이든 할머니, 아주머니, 얘들 손을 잡은 젊은 엄마아빠..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행사가 시작되고나면 내려 올수 없을 많큼 복잡해서 미리 내려온다고..
추월에 추월을 거듭하여 정상에 도착한후 한숨돌리며 시계를 보니 6시 20분.
그제서야 집사람 왈 "올라 오면서 내가 이곳에 왜 왔는지 힘도 들고, 안간다 칼수 도 없고.."
물론 집사람도 산을 제법 오르건만 오늘은 넘 힘들었다고 한다.
10여분을 땀을 식히고 있을때 축포와 함께, 억세에 불을 놓기 시작했다.
산위에는 불바다, 하늘에늘 불꽃..산아래는 야경으로 밤이깊어가는 창령 주위에는
불..
그것이 전부 였다..
30여분의불꽃놀이가 끝날즈음 일찍 산을 내려가야 할것 같은 생각에 오던길을 되돌아 가려하니..
입구가 막혔다. 모두들 나와 같은 생각 일지라. 마음은 급한데, 같은자리에 꼼짝 못하고 10여분을 지내고 나니
오늘밤 안으로 산을 못내려 가지는 않는걸까..하는 얇은 생각을 하던차에..
누군가 길아닌 길, 좌측의 가파른 계곡을 내려가고 있었다. 아마도 경사가 70도는 충분히 됨직한 길을
바위와 나무, 잡목을 잡고, 헤드랜턴불빛에 몸을 의지한채 한두명씩 그곳으로 방향을 튼다..
우리도 합류했다..
경사진 비탈길, 아무도 다니지 않은것같은 계곡, 바위모퉁이를 돌고 빠져나오는데..
우측의 십여미터 암벽위로는 또다른 불빛이 보이고, 제법 경사진 산등성을 내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길을 잃었음이 분명하다. 소리를 쳐 윗쪽으로 올려보내고 한시간 여를 헤메이다 정상 등산로를 찾았지만,
7시에 하산을 시작하여 산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9시가 되었으니 결코 기다렸다 내려오는것보다 빠르진 못했다.
하지만..스릴있고, 아슬아슬했던 하산순간 과 정상에서의 불꽃놀이, 불놀이는 잊을수 없는 순간으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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