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을 며칠 앞둔 날 집사람으로부터 문자가 날라 왔다. 혹시 딸에게서 어떠한 제안이 들어오면 무조건 응하라는
지령(?)이었다. 조금 후 핸드폰이 진동을 함과 동시에 문자가 온다.
"5월8일 오후세시에 시간 있으세요? 연극표 하나 예매 해 드리려구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있던 터라 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가 준비하는 일이라면 새벽 여섯시부터 그날
사실 집사람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어버이날 연극표를 선물한다는데 기특한 마음에서라도 응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집사람은 휴일에도 자주 회사를 가고 혹시 아직은 학생인 딸 녀석의 주머니사정이 안타까워 그냥 됫 다고 할까 봐 사전에
언질을 주었던 거다. 나중에 집사람이 하는 말.. '한번 거절하면 거절한 사유에 대한 생각은 잘라버리고 다음부터는
우리엄마아빠는 연극을 좋아하지 않으니 그러한 일은 추진하지 말아야겠다' 는 생각을 한다는 거다.
무조건..
제안하면 무조건 응하고 봐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티켓은 좀 괜찮은 좌석에 앉게 되었다. 공연장으로 가려면 제법 시간이 필요한 관계로 조금 일찍 나섯다.
공연장으로 가는 중간 혹시 연령층에 적응이 되지 않는 분위기는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장하는 관객의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내가 젊게 보일 연령층으로 가닥 객석이 채워졌다.
대부분 부부이고 나이가 지긋한걸 보면 어버이날 선물로 제법 순위에 올라있는 연극이 아니었었나 미루어 짐작을 하게 된다.
아름다운 이별..
1996년 방영된 MBC 창사특집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소설로 옮겨놓은 것이다.
엄마를 여읜 지은이의 사모곡이기도 한 이 소설은 자궁암 말기의 엄마와 그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며 사랑의 가치를 어루만지게 한다. 엄마를 잃게 될 가족의 애달픔과 가족을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의 구슬픈
사랑이 묻어난다. 이 같은 지은이의 스토리가 드라마로 제작될 당시 엄마 역을 맡았던 배우
"이렇게 사람을 울려도 되는 거야?"라고 지은이에게 말하자 "나는 며칠을 구르며 울었는데 그 정도는 울어야죠"라고
지은이가 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467324[
할 것도 없는 내용들이다. 연극 중반에 들어서 주인공이 남편과 딸 그리고 아들에게 세상을 떠나며 나누는 대화의 시점에서는
주변에 모두눈물을 닦는 모습이 보였다. 일부 몇몇중년의 여자들은 공연장의 분위기와 상관 없다는듯 소리를 내어 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단순하지만 그들의 인생의 많은 부분을 대변하는 듯하여 감정이 북 바쳐 올랐던 때문 인가보다.
연극을 마치고 집으로 오려니 오랫 만에 만들어진 분위기를 그대로 접기가 아쉬워 마로니에 공원을 거닐며 길거리 공연과 낙산공원
동대문을 거쳐 광장시장의 먹거리로 가서 사람 사는 모습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문화??
그거 당연히 사치다.
가끔은 사치를 부려야 하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공상(독백·외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7.17] 안양천길 (금천교~철산교) (0) | 2010.07.17 |
---|---|
[2010.06.06] 옥구공원에서 (0) | 2010.06.06 |
[2010.04.17] 커피한잔과 일간지 (0) | 2010.04.17 |
[2010.03.18] 나는 흔들리며 살아왔다. (0) | 2010.03.18 |
[2009.12.19] 조카면회...그리고 헤이리... (0) | 2009.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