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해있는 내 환경 때문인지 장마비가 우울하게 느껴지는 주말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분위기를 반전 시키기 위해 훌쩍 떠나고 싶지만 마음뿐이고 몸은 마음을 쫒아가질 못하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고 오래 전해내려 오는 말이 틀림없다. 분명.."작년과 올해가 틀리다."
얼마 남지 않은(?) 직장생활을 보다 액티브하게 해보자고 반은 손을 들고 반은 등에 떠밀려 해외근무가
결정된 뒤로 혼란스런 나날의 연속이다.
신호등을 기다리며 내다본 풍경, 비를 피하며 도로를 횡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차창을 부딪치는 빗방울과
어울려 비오는날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밖에 훤히 내다보이는 유리로 된 통창 앞에서 빗소리를 듣고픈 생각이 간절하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사물이
답답헤게 느껴진다.
문득 금천교에서 구로디지털 단지까지 이어지는 안양천변의 가로수길이 문득 떠올랐다.
빗줄기가 바람으로 인하여 사선을 그리고 벗나무는 그 바람으로 인해 한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길옆의 다른 길 차가 다니는 서부간선도로는 자동차로 인한 기계음이 가득하다.
한발 옮겨 안양천 고수부지에 내려서니 한적함과 고요함 표현을 할 수식어가 없다.
바람, 비, 바람에 스척 이는 풀 소리, 강물 흐르는소리..
어쩌면 자연의 소리는 아무리 무섭고 거칠더라도 소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구한 맥주 한캔을 단숨에 들이켜 피 속으로 스며드는 알코올기운을 느끼니 막혔던 가슴이 조금은
뚫리는 듯 하다.
하안교라 이름 붙여진 노랑다리는 불어난 강물이 바닥을 닿으려 했다.
한 두 시간 산책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불과 열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오늘을 기억해야 할 이유가 있다. 그 많은 날들 중의 평범한 하루가 아닌~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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