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5.02.06] 홀로 걷는다는 것 (직장동료와 관악산행)

루커라운드 2005. 2. 6. 00:18

 

 

 

토요일 부터 다음주 일요일까지 구정 연휴다.
샌드위치 데이인 월요일과 금요일을 단체휴가를 처리한다는 회사의 방침때문이다.
 
평소 산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직장동료 K는 요즘 부쩍 산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올리곤 한다.
관심이 생겼다는 말이겠지 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올 구정 연휴는 정말 길군요.
뭐~~~~ 하지요 열흘동안??
모여서 산에 한번 갈까??
 
 
연휴동안 산에 가자는 제안에 선듯 응한다.
 
 
처음 같이 하는 산행이라서 서로의 취향을 모르기 때문에 각자 개인 행동식만을 준비물로 정하고
하산후에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산행 코스는 관악산 육봉~팔봉~서울농대 수목원 ~ 안양 유원지로 잡았다.
예정산행 시간은 네시간반정도..
 
평소 내가 다니면서 휴식, 간식, 그리고 필요할때는 사진도 찎고 여유롭게 산행을 했던 시간이었기에,
처음 산행임을 감안하여 넉넉하게 잡았던것이다.
 
아침 열시 조금 못되어 산 들머리에 들어선다.
이십 여분 올라가 문원폭포위의 바위에서 약수도 보충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준비한다.
 
모두 세명이 산행을 하는 중 육봉중간에 조금 험한 구간이 나타난다.
쉽지 않은 구간임에도 아무런 지체없이 산을 오른다.
J만이 조금 천천히 산행을 하고자 종용을 하지만, 뒤처지거나 힘들어 하지는 않는것 같다.
 
육봉정상을 오르니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반이 지났다.
 
홀로 산행할때는 경치가 좋은 바위 중간에서 간식을 먹으며 청계산이나,
모락산, 광교산을 둘러보고,양지바른 바위 모퉁이에서 땀도 딱고 쉬어갔으련만.
 
모두들 산행이 오늘 해야 할 일의 전부인양 목적지를 향한 숨소리가 가파르다.
팔봉 능선도 비슷한 분위기로 안양유원지 계곡인 하산점에 왔을때 시간은 세시간 반..
계획보다 한시간 정도 빠르게 도착해 있었다.
 
산행을 한다는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있다.
그리고 그 의미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달리 나타난다.
 
건강을 위해서..
산에서 맞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려고...
별일 없이 집에있으면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므로..
 
나 개인적으로는
산에와 있으면 평소 조급함이 잊혀진다.
그리고 작은 산이나마 한번 오르내리므로서 오늘 뭔가를 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한가지 덧부친다면 산행하며 볼수있는 사물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기쁨을 누린다.
 
오늘 산행을 되돌아 보면.
직장동료를 배려한다는 건방진 명분으로 내가 누리려했던 모든것을 뒤로 미루었다.
 
쉬고 싶을때 쉬고,
눕고 싶을때 눕고,
숨이 턱에 닿게끔 움직이고 싶을 때 한없이 움직이는 자유로움을..
 
그래서 난 항상
 
홀로하는산행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