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24.01.22] 통고산 자연휴양림 / 만항재 / 영주 부석사

루커라운드 2024. 1. 27. 18:27

 

 

 

 

태백산맥 줄기의 통산에 위치한 휴양림은 해발 500m에 자리한다. 


불영계곡을 따라 놓여진 36번 도로는 2020년에 개량공사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개량공사 전의 기존 국도를 따라가야 강원도 오지의 도로와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전날 내린 눈이며 오후 늦게 찾아가는 길이어서 신설 도로를 이용하였다.
제법 쌓인 눈을 치워놓은 도로를 1.5Km올라가니 깊은 겨울 휴양림은 인적이 없다. 

하지만, 하루 저녁 묵어 가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만항재는 정선, 태백, 영월 3개행정구역의 경계선에 위치한다. 

태백의 능선과 차로 오를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 만항재에서 눈꽃을 볼 수 있다. 지난 가을 운탄고도 자전거 라이딩

(https://htree.tistory.com/2386)을 위해 출발 했던 만항재 쉼터에는 눈을 구경하기 위한 관광객과 주변 산행을 하기위한 등산객들로 월요일 임에도 북적 거렸다.

경로상 강원랜드가 있는 고한읍이 아닌 태백에서 만항재로 오르다 보면 태백산으로의 등산기점인 당골과 유일사로 오르는 등산기점을 지나게 되고 그 위로 올려다 보이는 태백산은 전날 내린 눈으로 하얗게 치장을 하고 있었다.

만항재로 오르는 414번 도로는 차량통행이 드물고 구불구불하다. 정상 가까이 가면 풍력 발전기를 볼 수 있는데, 이곳 도로변의 설경이 수식을 할 수 없이 아름답다. 

 

 

 

부석사 무량수전

 

계획에 없던 영주 부석사로 향한 이유는 만항재에서 본 눈꽃, 그리고 상고대에 넋을 잃은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함백산 눈꽃의 화려함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지만, 무량수전앞 안양루에서 넓게 펼쳐진 백두대간 소백의 능선은 상상 만으로도 속세와 확연하게 구별이 되는 풍경이 기대가 된다.

부석사를 향해 멀리 돌아가지만 안전하고 편한 길을 마다하고 남대리로 향한다.  경상북도, 그리고 영주시의 최북단인 남대리는 강원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지점에 있다. 옛날 강원도와 충청도에서 부석면으로 소를 팔러 온 사람들은 이곳 남대리 주막거리에 머물렀다고 한다. 남대리 주막거리에서 부석장으로 가려면 소백산과 태백산을 가로지르는 해발 820m의 마구령을 넘어야 한다.

마구령 길을 택한 이유는 한겨울 백두대간이 궁금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로가 안전 하거나 아름다워서도 아니다. 처음 도보여행에 관심이 가 있던 10여년전 걷기동호회를 따라 무박으로 걸었던, 인상 깊었던 길은 지금 어떤 느낌을 줄까 하는 순간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영주군 부석면 남대리는 그 도보의 첫 출발지였기에 이름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다.

https://htree.tistory.com/49

눈이 오면 차량 통제를 자제하라는 안내표지판을 뒤로하고 오르다 보니, 차량 한대가 뒷걸음질 치며 내려온다. 눈으로 인하여 길이 험해 300m 정도를 후진으로 왔다고 한다.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40121000071

다행히 나의 차는 4륜구동방식이기에 긴장을 하며 오르막길을 올라 백두대간표지석이 있는 마구령을 지나 마을 가까이 내려오니 주변은 터널 공사를 한 흔적과 함께 아직 개통하지 않은 듯한 도로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안전한 길을 만드는 것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편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옛 것에 대한 고마움이나 기억 속의 서정은 잊혀져 가게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부석사로 들어서는 길은 마치 병정들이 사열을 하듯 겨울 나목이 일주문까지 도열해 있었고, 늦은 오후 나목의 그림자는 그 길이가 한 없이 길어 보였다. 

기대했던 소백 능선의 상고대는 볼 수 없었다.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능선 부근으로는 옅은 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하지만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을 둘러 보고 뒤돌아서 안양루 앞에서 본 소백의 능선은 눈꽃이나 상고대와 상관없이 아름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