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머물고 있는 라비꼬야숙소에서 산티아고 공항까지 거리는 약 2Km정도다.
숙소에는 산티아고 도보길 완주 후 서쪽 땅끝 대서양 해안인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 패키지로 둘러보는 여행 안내문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운송서비스를 해준다는 안내문이 눈에 뜨인다. 완주 후 이곳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살세다에서 라비꼬야까지 20Km에 7시간30분, 누적 거리 786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0.3Km로 추정된다.
예정대로 내일 오전에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비 예보가 신경이 쓰인다.
도보여행을 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중 가장 절실하게 오가는 내용 하나가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한달 이상 한국 음식을 못지 못하다 보니 힘들고 어려울 땐 더욱 더 한국에서 먹던 음식이 생각 나나 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와 아내는 음식에 대한 애로사항이 없다. 나야 오랜 동안 해외 현장에 있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아내가 먹거리에 힘들어하지 않는 건 불가사의 하다. 매일 매일 식구들의 식사를 준비하며 당면했던 어려움 보다는 조금 입에 맞지 않더라도 끼니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편했을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을 해본다. 물론 물어보거나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다.
통상적으로 아침은 토스트에 잼이나 버터를 발라 오렌지 쥬스나 커피를 곁들인다. 처음에는 바에 진열된 크로와상, 카스테라 외에 눈에 보이는 대로 손짓으로 주문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성비는 물론이고 보편적인 식사가 토스트임을 새삼 깨달았다. 당연, 가격도 만족이다.
점심은 12시 이전과 이후 그리고 오후 늦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걷다 보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식당에 도달하지 못함과 철저 하리 만치 시간을 지키는 이들의 식당 운영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2시에 운영을 시작하는 점심시간에 맞추어 식당에 간다면 우리나라의 정식과 비슷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전채(前菜)로는 샐러드나 콩 혹은 야채 스프 그리고 파스타를 선택할 수 있고 메인으로는 굽거나 익힌 고기류에 감자튀김, 후식으로는 케익이나 아이스크림 혹은 요거트 종류를 택할 수 있다.
만약에 점심시간을 맞출 수 없다면 술과 음료를 파는 바에서 간단하게 빵 종류나 안주류로 제공되는 것을 빵에 곁들여 먹을 수 있겠다.
저녁은 점심의 정식과 유사한 식사나 술안주로 제공되는 여러 종류의 음식에 와인이나 맥주 함께 주문하면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서 없이 그리고 주관적으로 주절거린 내용이기에 정보로 활용 측면에서 권하지는 못하겠다.
아, 그리고 도보 도중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들른 바나 식당에서는 커피와 오렌지 쥬스 혹은 빵 종류로 휴식과 함께 에너지를 보충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음식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냄새로 인한 음식의 거부 반응은 없는 것 같고 일반적으로 한국사람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더구나, 하루 종일 걷고 허기에 지친 도보 여행자에게는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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