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캔 맥주와 함께 까미노를 걷던 사진들을 모아놓은 폴더를 찾아 슬라이드로 사진을 돌려본다.
KBS FM “세상의 모든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시 눈을 부치고 나니 문득 메세타평원의 한 지점이 떠오른다. 그것으로 끝이 나면 다행인데, 굳이 앞 뒤의 장면을 기억하려 애를 쓴다.
아무리 현업에서 떠났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시간이 남아 돌아간다 하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조각이 떠오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깊어 진다.
순례길에서 돌아온 후 한 두 달은 그동안 밀렸던 일상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그리고 또 한 두달은 산티아고에서 기록했던 사진과 영상을 정리하느라 아무 생각 없이 보냈었는데, 최근에 나타난 현상은 시간만 나면 세달 전으로 길위에 있던 시점으로 돌아간다.
체력과 여건이 허락되면 한번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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