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제주도로의 여행루트를 부탁 받았다. 여행 멤버 중 가장 연장자인 나에게 멤버 중 가장 어린 처남댁이 부탁하는 것이 조심스러운가 보다. 아니면, 연장자에 대한 배려 이었는지도 모르지.
제주도의 서남쪽을 목적지로 정하여, 첫째날은 섬 – 마라도, 둘째날은 올레길 - 10코스(화순항~하모체육공원), 마지막 날은 오름 – 바굼지 오름으로 정했다.
사흘내내 유별나게 솟아오른 산방산(395.2M), 해변 어느곳에서나 눈에 뜨이는 형제섬 그리고 송악산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첫째날은 새벽5시부터 움직이기 시작하여 7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내린다. 차를 렌트하고 마라도로 가는 배가 운항하는 모슬포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제주인의 밥상’을 들러 아침으로 정식을 먹고 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운진항에 도착여,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 마라도 가는 배 편에 올랐다.
마라도로 가는 배의 끝단에 영화 파피용을 연상케하는 모형 인형이 인상적이다. 섬 대부분의 높이가 20m내외의 절벽으로 되어있고 그 주위로는 파도 침식에 의해 생성된 해식동굴이 많아 마치 영화 속의 장면과 유사해서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마라도에서 운진항으로 나오는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2시간, 이는 아마도 마라도의 면적과 둘러볼수 있는 풍경을 넉넉하게 잡아서 정해놓은 시간 같았다. 물론 여유롭게 둘러보았던 우리도 시간의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섬 외곽의 길을 돌며 마라도 등대, 성당, 사찰, 최남단비 등을 구경하는 내내 다행히 해가 비치지 않았다.
숙소는 보름 펜션. 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진 숙소 여서 조금 쌩뚱맞지 않을까 했는데, 조용하고 주변부지가 넓다. 여장을 풀고 잠시 시간을 내서 주변을 돌아본다.
본디, 농사꾼의 집안이어서 그런지 주변의 밭을 돌며 심겨진 곡식과 풍경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서먹치 않다.
백조일손지묘는
1950년 8월 20일, 제주 4ㆍ3사건의 막바지이자 6ㆍ25 전쟁 초기에 제주도 남제주군 송악산 섯알 오름에서는 '적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는 자'를 미리 잡아 가두는 경찰의 예비검속 과정에서 252명이 대량 학살된 유해들이 묻힌 곳이다.
해가 저물 무렵 관광차 한대 사람들을 쏯아 놓는다. 관광객 사이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어본다. 무덤가에 풍성하게 핀 수국이 한적한 들판의 외로운 망자들의 한을 달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에 잠시 삶의 목적과 의미를 되짚어 본다.
'자유(등산·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06.12] 제주도 (단산오름 / 휴애리자연생활공원 / 공천포식당 / 이호테우해변) (0) | 2022.07.03 |
---|---|
[2022.06.11] 제주도 (올레길10코스 ; 화순항 ~ 모슬포항) (0) | 2022.06.30 |
[2022.05.24] 견지낚시 (정선 동강) (0) | 2022.05.26 |
[2022.05.09] 괴산 산막이옛길 - 여행3일차 (0) | 2022.05.12 |
[2022.05.08] 합천 해인사 - 여행2일차 (0) | 2022.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