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손님
지은이 ; 황석영
펴낸곳 ; ㈜ 창작과비평사
천연두를 서양 병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아내고자 했던 중세의 조선 민중들이 ‘마마’또는 ‘손님’이라고 부르면서 ‘손님굿’이라는 무속의 한 형식을 만들어 낸 것에 착안해서 나는 이들 기독교와 맑스주의를 ‘손님’으로 규정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규정과 달리 ‘손님’은 아직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소설 속의 인물로 보면 요섭, 상호, 순남, 일랑..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기 자신의 입지를 세우기 힘들었던, 어느 곳이 본인이 서야 할 자리인지를 판단할 수 없기 만든 한 시대의 사람, 그래서 사 후에도 그들이 왜 구천을 떠돌고 있는지 모르는 영혼 들 말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목사를 하고 있는 요섭은 사십여년만에 고향 방문단으로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
한국 전쟁 때 인민군과 국군의 진영이 번갈아 바뀌면서 종교를 믿는 집단 에게도 순수한 믿음과 달리 진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나님의 뜻으로 선함 만을 행해야 할 그들에게 해방과 함께 찾아온 토지개혁, 계급사회, 반공청년단, 여맹 등으로 갈등을 겪으며 죽어간 사자들은 고향 방문중 요섭에게 나타나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소설에 나오는 황해도 사투리는 사투리 인 점을 감안해도 이해하기 힘든 문장들이 많았다. 또한, 여러 사람이 자기 입장에서의 이야기 또한, 사전에 누군가의 이야기라 규정지어 놓지 않아 문장 중간에 가서야 화자가 누구인지를 인지하게 된다.
소설의 전개상 처음부터 결론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풀어 갈 수 없겠지만, 요섭의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단편적인 이야기로 상상을 할 수 있었다. 후반부에 갈수록 화자들의 이야기가 초반부의 이야기와 끼워 맞춰지며 이해를 할 수 있으니, 초반의 이야기들이 잘 정리 되어야 최종적인 정리가 이루어 질 것 같다.
[책에서 발췌한 내용]
삶은 놓친 시간과 그 흔적들의 축적이며 그것이 역사에 끼어들기도 하고 꿈처럼 일상 속에서 흘러가버리는 것 같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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