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는 동안 꽃처럼
지은이 ; 이철수
펴낸곳 ; ㈜ 도서출판 삼인
예쁜 엽서 전시회를 기억한다. 오래전 영상 문화가 발달하기 전 그러니까 1970년대쯤 음악 방송이나 사연을 소개하는 방송에 엽서로 사연을 적어 음악을 신청하는 프로그램이 유행을 했었지. 그때 사연이나 신청 음악에 선정이 되려면 글도 글이지만 그림과 글이 잘 어우러진 그림 엽서들이 진행자의 눈길을 끌었고, 예쁜 엽서를 음성으로 소개하면서 더 많은 엽서들이 화려하고, 서정감 있게 만들어져 방송국으로 날아갔었다.
방송국에서는 주기적으로 예쁜 엽서 전시회를 했었다. 그 엽서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잘 그리고 꾸밀 수 있을지 의아해 했었다.
‘사는 동안 꽃처럼’ 은 마치 그때 예쁜 엽서 전시회에 선정된 작품들이 모음집으로 착각이 될 정도로 그림이나 글이 서정성을 듬쁙 담고있다. 글과 그림을 보면 위안이 느껴진다.
얼마전 종영을 한 KBS의 다큐멘터리 7부작 ‘자연의 철학자’라는 프로그램 마지막 편을 우연히 본적이 있다. 그 마지막 편은 충청북도 제천의 외곽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판화 작업을 하고 있는 이철수라는 사람의 생활을 소개했다. 난 그 프로그램을 본 이후 시간을 내어 다시 보기로 7편의 ‘자연의 철학자’를 모두 보았다. 그만큼 그의 삶이 내게 관심을 끌게 만들었다. 이후,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 이미 그의 글이 소개되었던 것을 읽게 되었고 그것이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철수라는 시인은 시인 이전에 판화가 이었나보다. 한번쯤은 한 손에는 횃불을 들고 노동을 쟁취하는 그림, 판화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민중 판화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철수가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하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그림 하나에 이야기 하나, 그림과 잘 어울리는 글, 마치 싯귀절과 같은 그림 속의 이야기, 그림을 보고 나서 글을 읽고 다시 한번 그림을 보게 된다. 어떻게 저렇게 하루 종일 자연 속에 살면서 철학적인 글과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사실 글 쓴 분의 의도를 글을 읽고 이해를 할 수 있다면, 글 쓴 분과 공감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나야 영상으로 소개된 내용으로 좀더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었지만..사물을 보고 특징을 잡아내고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자연의 철학자’라고 비유하여 연출한 PD도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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