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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2] 국수 <김숨 소설집>

루커라운드 2022. 2. 3. 12:08

 

여러 문학지에 발표했던 단편 소설집을 묶어 국수라는 책으로 발간된 김숨 소설집이다.

제목  ; 국수
지은이  ; 김숨
펴낸곳  ; ㈜창비

막차 『현대문학』 2010년 5월호
암으로 죽어가는 며느리를 보러 막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시어머니의 심리와 가난으로 물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던 지난 날의 회한을 그렸다. 옆 좌석에 타고있는 남편과 일방적인 대화는 현실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 

발문을 기고한 이병창 씨는 이런 상황을 편집증(정신병의 주요 매커니즘으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특정한 망상을 가지는 병적 상태.)적인 망상이라고 하였다.

국수 『대산문화』 2011년 여름호
엄마가 죽고 들어온 새엄마는 그녀와 국수라는 것을 매개로 많은 사연들을 공유한다. 이제 그 새엄마는 죽음을 앞에 두고 있고, 주인공은 그동안의 많은 사연들을 생각하며 그 엄마에게 국수를 만들어 주려고 한다.

옥천 가는 날 『창작과비평』 2011년 가을호
옥천은 어머니가 평생 살아온 고향이다. 막내딸에게 의지하며 보내던 서울 생활을 죽음으로 마감하고 구급차로 옥천으로 가는 어머니와 동행하는 자매들의 이야기이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아시아』 2010년 가을호
중풍을 맞은 시아버지와 함께 사는 주인공은 임신중이다. 작은 빌라의 방 두개 짜리에 살고있는 그녀는 출산하는 아기에게 방을 내어주고 싶어하지만, 시아버지가 중풍 전 살던 아파트를 판돈은 남편이 이미 주식으로 날려 버렸다. 

 

그날 시아버지는 외출을 하면서 아래층 202호집 여자에게 비려 준 돈을 줄 것이라고 한다. 평상시와 달리 시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아랫집 여자는 늦은 밤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현대문학』 2011년 1월호

명당을 찾아서 『현대문학』 2011년 12월호
건강이 악화된 주인공은 남편의 퇴직 등으로 굳이 서울서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되어 서울과 멀지않은 전원생활을 하려 땅을 보러 나섰다. 강화도 정도를 생각했는데 중계업자는 명단을 찾아준다며 배를 타고 석모도로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외진 길을 따라 오지로 들어간다.

그 밤의 경숙 『한국문학』 2011년 겨울호
콜 상담원으로 두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는 경숙은 그의 언니 집들이를 다녀오다가 신호등에서 오토바이 퀵서비스 운전자와 남편이 실랑이를 벌인다.

구덩이  『문학사상』 2011년 7월호
구제역으로 돼지를 살생해야하는 구덩이를 파는 주인공은 성인이 된 아들로부터 엄마와 이혼을 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젊은 시절 굴착기를 배워 공사장을 돌아다니다 만난 두 아이의 엄마와 살림을 차라면서 본가에 소홀했던 일로, 지금까지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하다. 

 

오랜만에 일을 하게 된 구제역 현장에서 가축들의 주인 가족(외국인 며느리, 할아버지, 그리고 장애 아들)은 마치 주인공으로 인하여 가축을 잃게 되었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대기자들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열림원 2011)
치과 병원에 진료를 대기하고 있는 남자는 자기의 순번에 네번째 인 것에 집착을 하고 있다.

 

왜 현대소설의 소재는 많은 부분이 삶의 어두운 만을 들춰내는 걸까?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 가족과 소원해 있는 사람들, 그 보잘것없는 삶의 밑바닥을 살아온 사람들, 그들은 가족과 주변인물들과 한결같이 서먹한 관계를 맺고있다. 그들의 가족들은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보는 가족과 달리 병들고 지치고 홀로 사는 걸까? 

 

소설이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아마도 상대의 불행을 보면서 내 불행을 위암 삼는 현대인들의 모순적인 사람에 동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소설이라는 장르에 심취 되어 있다거나 많은 소설을 섭렵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