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후의 따뜻한 햇살은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주변에서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둘러보니 천변 산책로, 능선이 서쪽을 향한 산, 아니면 넓은 들이나 저수지 정도이다.
안양의 삼성산은 오후 늦게까지 해를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가끔씩 어슴푸레 어둠이 밀려오는 시각까지의 산행을 꿈꾼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쉴 곳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은 마치 동물의 회귀 본능 과도 같으며, 한없이 산을 쏘다녀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일 것이다.
휴일 오후 바스락거리는 낙엽 위로 떨어진 햇살을 꾹꾹 밟으며 산을 오른다.
삼성산을 오르기 위해 관악역을 출발하면 시작하는 시점부터 줄 곳 능선으로의 오르막 길이다. 정상인 국기봉을 정점으로 잠시 능선을 걷다 호압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아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삼막사가 나온다.
삼막사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다섯시. 요즘 사찰은 방역 때문인지 4시이후 경내를 출입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삼막사 주변길을 돌아야만 올라왔던 길을 가로질러 염불암을 거쳐 안양 예술공원으로 내려오게 된다.
염불암으로 내려가는 계곡은 이미 능선의 그림자로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직 해가 남아있는 능선을 따라 내려 가다 보면 왼편에 자리한 염불함과 그 뒤로 평촌 신도시를 볼 수 있다.
서둘러 산행을 마무리 하여도 어슴푸레 어둠이 밀려오는 시각까지의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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