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등학교 친구 아들의 결혼식장에 참석을 했었다. 언젠가부터인가 결혼식장에 참석을 하는 것이 신랑신부의 새 출발을 축복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친구의 입장에서는 이제 짐 하나 덜어 놓은듯한 친구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는 의미가 더 큰 것은 안 불편한 진실 일 것이다.
한 친구의 그럴듯한 너스레가 그 진실을 뒷받침 해주는 근거가 아닐런지?
그는 친구들 중에 사회생활을 잘 해왔다고 평가를 받고있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조금 일찍 결혼해서 딸, 아들 차례로 낳고 그의 아내는 최근까지 공무원으로 근무를 했으며, 그는 자그마한 중소기업을 운용하고 있다. 일찍이 강남지역에서 주거를 시작하였으니 그럭저럭 재테크와 경제적인 안정도 되어있는 것 같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오늘 아들 결혼을 시킨 친구는 현재 200점짜리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본인은 0점짜리, 그리고 자녀 둘, 혹은 한명중 결혼을 한 명 시켰으면 100점이라고 했다. 거기에다 손자 혹은 손녀를 보면 100점 가산을 해서 결국 2명의 자녀를 결혼시키고 그 자녀모두가 손자 혹은 손녀를 보게 했다면 400점짜리 인생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인생의 목표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순간 순간 자연스레 진행 되어져야 할 것들이 있다. 졸업이며 취업이 그렇고 결혼과 출산, 그리고 그 자녀들이 성장을 하면서 다시 취학과 졸업 취업 결혼, 경제적 은퇴, 부모들과의 이별 그리고 긍극적으로는 본인과 배우자의 생에 대한 마감.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그리고 생활이 윤택해 졌다고 느껴지면서, 인생의 기본적인 그런 일련의 사이클이 순조롭지 못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서는 참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혼적령기의 아이들은 그들대로 현재의 환경이 부자연스럽고, 부모 입장에서는 주변사람들이 그런 주제를 꺼낼 때 마다 머슥 해 질 수 밖에 없다.
매끄럽지 않은 진행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지만 불편하게 느껴진다.
어느 광고에서 인가 자녀를 결혼시킨 부모가 홀연히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언제든지 떠날수 있는 여행을 자녀의 결혼 시점에 맞춰 떠나는 것이 광고의 주제인 것을 보며 400점짜리 인생을 논하는 것이 괜한 이야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가 본인과 배우자의 삶만으로도 버겁게 느껴질 정도로 부담스러운데, 알아서 자기 길 떠나라고 것이 무리한 부탁 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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