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정도는 울릉도에서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돌아 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흘 동안 돌다 보니 굳이 세간에 오르내리는 울릉도 명소 라는 곳이 달리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울릉도 어떤 곳을 가던 지루하지 않고 심심하지 않다.
행남 산책로는 도동항에서 저동항을 잇는 해안 산책로이다. 울릉도를 오면 필수적으로 걸어야 하는 코스라고 한다. 도동항에서 사동항으로 가는 산책로는 풍랑으로 인하여 안전상 통행 제한을 하였다.
산책로의 경관은 가히 비경이라고 할 수 있다. 3Km에 달하는 산책로 중 중간부분에서 태풍피해로 구조물들이 파괴되고 피해를 입었다. 도동항으로 돌아와 관음도로 향한다.
관음도는 울릉도 동북쪽에 위치한 작은섬으로 연도교를 이용하여 울릉도와 연결이 되어있다. 이틀 동안 파도가 높이 일어 육지에서 배가 뜨지 않았다고 한다. 관음도 주변해안으로도 높은 파도가 일었다. 러시아의 블라디 보스토크와 일본의 삿보로쪽에서 오는 바람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내는 곳이라 더 높은 파도가 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남쪽으로 죽도, 서쪽으로는 석포산장과 희생과 고난으로 독도를 지킨 조선의 백성 안용복 기념관이 그를 기리며 독도가 보이는 석포해안 절벽위에 위치해 눈에 들어온다. 동쪾과 북쪽은 역시 망망 대해.
섬 위의 특이한 지형과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독도와 함께 멀고먼 바다에서 밀려온 파도를 꿋꿋하게 받아내고 있는 관음도 역시 외로운 섬 일 수 밖에 없다.
구름이 잔뜩 낀 회색의 하늘과 그 와중에도 더 이상 푸른빛 일수 없을 것 같은 망망대해 바다 그리고 그 바다의 표면을 바람에 밀려와 포말로 부서지는 하얀 파도, 주변의 기암절벽과 그 위험한 경사면에 뿌리를 내려 버티고 있는 나무들 모든 것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어울려 있는 관음도 주변 풍경이다.
저동항으로 가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행남해안 산책로를 역방향으로 걸으려 했으나, 역시 풍랑으로 출입을 통제하였다. 저동항 방파제에서 울릉도를 전면에 두고 본 항구 풍경과 성인봉 방향의 산풍경이 여느 항구 풍경과 다르게 느껴진다.
오후 자투리 시간을 내어 남양항에서 통구미항으로 내려오는 산길을 걸으며 울릉도 도보여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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