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쨋날 석포산장을 지나 뜻하지 않게 비를 만나 계획했던 여정을 중간에 포기하다 보니, 날씨에 대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당초 오늘 계획은 나리분지로 들어가 알봉둘레길과 깃대봉을 돌고난 후 현포전망대와 향목옛길을 걷고, 대풍감이 보이는 태하전망대를 돌아볼 계획이었다.
울릉도에 일기가 불순(?)하여 풍랑이 일면 해안일주도로를 부분적으로 통제를 한다. 해안도로로 파도가 올라오니 위험한 때문이란다. 숙소인 울릉읍사무소에서 첫번째 목적지로 가는 버스는 저동을 지나 관음도 방향으로 가는 것이 거리가 짧다. 하지만, 날씨로 해안도로가 통제되는 때문에 예정된 버스를 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 시간도시간이지만 불확실하기에 우선 오는 버스를 타다 보니 사동, 남양, 태하를 거쳐 천부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아무래도 몇번의 버스를 갈아탈 생각을 했던 오늘 코스를 정상적으로 마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일단 가까운 곳부터 시작을 하려 태하에서 하차를 하고, 태하 항에서 전망대를 향해 오른다. 경사가 험하여 관광객을 위한 모노레일이 운행되지만, 최근에 보수를 하느라 운행을 중지하여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울릉도항로표지관리소(태하등대)의 옆에 만들어진 전망대에서는 관광 안내서 마다 앞다투어 소개를 할 정도로 비경이다. 뒤로는 등대와 멀리 현포항, 앞으로는 울릉도 북쪽해안의 절경 끝으로 낙조가 아름답다는 대풍감이 보인다.
태하로 내려오는 모노레일 정류장으로 직진을 하면 자그마한 동네가 보이고 사람의 흔적이 그리 많지않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현포로 가는 옛길을 발견할 수 있다. 현포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옛길은 다시 울릉순환도로와 만나고 도로변에 있는 울릉도 산채영농조합에는 호박엿의 재료인 호박이 산더미처럼 쌓인 것을 볼 수 있었다. 통상 전망대는 높은 곳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현포 전망대는 일주도로의 높지않은 지역에 놓여있다. 하지만 북쪽 아래로는 낮은 바닷가와 동쪽으로는 높지않은 지대 뒤로 현포항과 마을 그리고 노인봉이 어울어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현포항에서 팬션을 겸한 국밥집에서 수육과 국밥으로 점심을 먹고는 내쳐 해안길을 걸어 가수 이장희씨가 거주하는 울릉 천국으로 갔다. 사전 지식이 없었던 우리는 작고 아담한, 심지어는 한적하기 까지 할 수 있는 시골집이라고 상상을 했었는데, 교회와 아트 센타 그리고 이장희 거처와 주변 정원이 제법 넓다. 더구나 평일오후임에도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우린 정원을 가로질러 울릉천국이라는 조형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바로 깃대봉으로 오른다. 복잡한 것도 그렇거니와 걷다 보니 결국 태하에서 깃대봉, 알봉둘레길을 경유하여 나리분지까지 가게 되니 시간도 촉박할 것 같아서 였다.
가파르게 1.5Km를 올라 깃대봉에 도착하니 오후의 가을 햇살이 울릉도 북쪽 마을을 빗겨 비추고 있었다. 해안가 쪽으로는 현포항과 멀리 대풍감 그리고 동쪽으로는 나리 분지가 서서히 저녁을 맞이하고 있었고, 알봉과 둘레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오늘 하루 걸어온 코스를 되짚어보면서 나리분지에서 천부로 나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 열심히 알봉 둘레길을 걸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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