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맥없는 추석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더욱 그렇기도 하고, 코로나 핑계는 덤이다. 추석을 명분으로 만나 보아야 할 친척이나 지인들은 사회적분위기와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분위기 거기 더하여 나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산업사회로 들어오면서 추석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변해가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사안이다. 바쁠 때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한가함이 지나쳐 게으름이 될 즈음 움직이지 않아도 될 명분을 코로나가 준건 아닌지.
아들녀석은 아직 사회 초 년생이라고 추석연휴가간 당직을 서니 함께할 수가 없고 그나마 딸과 사위가 추석 전 날 찾아와 식사를 하고 서울대공원으로 이른 가을 산책에 나섰었다.
어머님은 요양원에 계시니 백신 완료 하였다고 면회라도 했다. 지방에 계신 형이 모시는 차례는 조촐하게 지내시겠다고 성묘나 다녀오라고 한다. 이른 아침 술과 과일을 싸 들고 홀로 산소로 향한다. 그렇게 수 없이 지났던 39번 국도 비봉부근구간이 이렇게 한가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추석 다음날은 일찍이 텃밭으로 향했다. 땅콩과 고구마를 캘 시점이기도 했다. 작년 한해는 그래도 때를 맞춰 밭을 갈고 모종을 심고 가끔은 비료도 주다 보니 예년보다는 수확이 솔솔 하다고 아내는 힘든 줄도 몰라 하며 신이 났다.
가끔 야산에 흔히 보여 캐다 심기도 하고 했지만, 유독 우리 텃밭에서 보이지 않던 쑥부쟁이다. 뽑지않은 풀 무더기에서 오롯이 피어나 이슬 머금은 모습이 반갑다. 어렵게 자리집은 김에 아주 이곳에 눌러 살렴.
봄이면 고들빼기며 민들레와 함께 상에 오르는 참취 꽃이 만개했다. 심지어 텃밭의 음습한 곳에는 군락을 이루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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