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별 신경을 쓰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은 지나간 기록(사진 혹은 일기)을 접하면서 세월의 빠름을 실감할 수 있다. 잊고 흘러가게 내버려 두어야 하는가? 시시때때로 흐름의 속도를 점검해야 하나?
주체할 수 없이 커가는 나무는 세월의 흐름에 편승한다.
한여름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바람의 흐름이나 시야를 가리고 다른 식물들에게 햇볕을 차단하는 단점도 있다. 7년전 텃밭을 만들기 시작할 때 주변은 변변한 그늘 하나 없었다. 무릎 정도 크기의 소나무 와 사람 키 정도의 구상나무 몇 그루가 전부였는데, 그 나무들이 자라 이제는 텃밭의 반 이상 그늘을 만들어 놓고 있다.
수시로 나무의 수형을 잡기 위해 전지를 해야 하지만, 그러기 위해 시간도 시간이지만 나무를 관리할 지식도 없다. 제 마음대로 커가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나무들 간에 햇볕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하늘로 끝없이 키를 키워간다. 그러다 보니 나무의 형태가 엉망이다.
어설피 톱을 들고 나섰지만, 위로만 뻗어 오르는 나무를 제어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중간을 자르는 것뿐 이다. 그것도 이미 손을 댈 수 없이 커버린 나무는 열외를 시켰다. 몇몇 나무를 자르고 나니 얼마전 뉴스에서 본 “닭발 가로수” 기사가 떠올랐다.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10525010004975
장비와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관공서 마저도 관리의 어려움으로 닭발가로수를 만들고 있으니, 텃밭의 닭발 나무는 어쩔 수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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