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20.12.18] 쓰레기

루커라운드 2020. 12. 18. 17:23

막연하게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언젠가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져 올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보았었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만들어 낸 쓰레기의 양이 적지 않다는 생각에서 였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계량을 할 수 없기에 막연하게 라는 단어를 가져왔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있는 그 쓰레기의 양은 상상 외로 크다는 것을 일손을 놓고 일상 생활을 하면서 다시 인식을 하게 되었다. 일을 하기 위해 먹고 쓰고 생활하는 과정에 나오는 쓸기는 1차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한번 걸러진 상태 였기에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침에 몇가지 약을 챙겨 먹으며 약을 포장했던 비닐 포장재, 아침을 먹으면서 음식물 쓰레기, 우유를 포장한 종이, 후식으로 과일을 먹으면 과일 껍질, 간식을 포장한 과장 봉지, 작은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카드를 사용한 영수증, 휴지, 전단지, 등은 그저 일상 생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종류이다.

집 수리를 하면서 30년 이상 묶혀 두었으나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물건들이 얼마나 버려졌었던가?
그릇종류, 헌 옷가지, 오래된 그릇, 더 좋은 기능으로 구입된 전자제품, 각종 전선 코드, 오래된 나무의자, 옷장, 새로 바꾸기 위해 버려진 보일러, 효율이 떨어졌다고 하는 김치냉장고, 세탁소에서 배달되어왔던 1회용 옷걸이, 쪾 떨어진 화분, 그 외 용도나 이름을 알 수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생활용품 들…

생활 패턴을 바꾸면서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입하다 보니 처음에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품을 구입하다가 이것 저것 대충 필요한 것을 구입하더니 어느새 쇼핑에 대한 재미가 붙어가며 중독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한가지 물품이 배달 되어 올 때마다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포장재의 양은 상상 초월이다. 나 혼자 소비하는 쓰레기의 량이 그 정도일진데.. 주변에 온통 재건축 재 개발 한다고 플래카드가 붙어있는 아파트와 오래된 생활 주거지..

돌이켜 보면,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생활상과 우리가 어렸을 때인 60년대 초반의 생활상은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빨래를 할 때 사용하던 세제, 그릇을 닦던 재료, 옷감이나 옷의 종류 그리고 수량, 그릇 등등… 그렇게 큰 변화가 없이(?) 몇 세대를 거치며 5백여년동안 살아 왔었을 우리 생활상이 불과 50년, 그러니까 내가 살아가고 있는 한 세대에 무척이나 많은 것들이 생기고 소멸을 하였다. 

프라스틱 제품이며, 옷감, 전자제품, 건축자재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고 그것들의 대부분은 쓰레기로 묻혀졌다.

문득 우리 세대에서 모든 것을 소비하고 후대에는 더 이상 소비 할 것 조차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내가 편하게 쓸 줄만 알았지 그 과소비로 인한 우리 후손들은 과연 쓸 것이 남아있기나 할 것인지, 아니면 이것이 괜한 걱정인지 혼란스럽기 까지 하다.

과연 그런 것이 과소비이며, 정량을 넘어섰다는 것이 누군가에 의해 감지는 되고 있는지, 아니면 우리 세대만 풍족하고 부족함 없이 쓰고 다음 세대는 알 바 없다는 것인지.. 

일손을 놓고 시간이 생기니 평소와 다른 생각에 또 다른 근심이 늘어 가는 것 같다.

'공상(독백·외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3.16] 제부도 온라인 강의실  (0) 2021.03.18
[2021.01.12] 코로나 검사  (0) 2021.01.12
[2020.11.04] 공세리 성당  (0) 2020.11.06
[2020.08.09] 휴일 오후  (0) 2020.08.10
[2020.07.30] 은퇴 5주차 단상  (0) 2020.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