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출처 : 현장서버에서 다운로드
멜로/로맨스, 드라마, 오스트리아/미국, 100분
개인평점(총점 10점 기준) 9.0
[배우/제작진]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제시)
줄리 델피 (셀린)
[짧은 줄거리/느낌]
기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가는 대학생 셀린은 중년부부의 다툼을 피해 다른 자리를 찾아 독서를 하는 중 우연히 비엔나로 가는 제시를 만난다. 짧은 대화에서 서로 호감을 느낀 그들은 제시의 제안으로 비엔나에 내려 다음날까지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미국으로 향하는 제시의 비행시간에 맞춘 일정이다.
제시는 그의 연인을 만나러 이탈리아로 왔으나 그의 연인은 마음이 변해있었고 가난한 제시는 비엔나에서 출발하는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하느라 남는 시간을 기차여행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비록 하루였지만 그들이 나눈 대화의 깊이나 그들이 함께 보고 느낀 비엔나의 거리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로의 생각을 교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침이 되어 그들은 비엔나의 기차역에서 6개월 후 같은 장소에서 만날 것을 약속을 하며 셀린은 기차를 타고 파리로, 그리고 제시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난다.
젊은이들의 사랑 느낌이 풋풋하게 전해진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 성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정립하기 쉽지 않은 때가 젊은 시절이다. 하긴,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지금도 남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판단과 가치관이 확립되었다는 건 아니다.
현실의 삶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밋밋하고 의미 없는 시간들의 연속일까? 그런 현실에서 여행 중에 사랑의 감정을 일으킬 우연한 만남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 그와 같은 상황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그 상황을 설레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아니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같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감정의 폭은 절제되어 가고, 그동안의 경험과 잊혀 간 열정 때문에 그 상황을 번거로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우울해야 할 일이다.
6개월 후에 특정 장소를 지정하여 만나자고 한 약속을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적어도 우리 때는 그럴 수도 있었다. 아주 친한 친구들과 20년 후 교정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고 그 당시 그것은 현실성 있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세월을 보내면서 연락방법은 빛의 속도로 변하였고 20년이 되기 전에 만날 사람들은 이미 다 만났고 떠날 사람들은 다 떠났다. 모든 결과를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에 기대감 또한 상실당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설레던 꿈을 은연중에 빼앗겨 버린 것이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꿈은 바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친구들에게 10년 후 안양 중심가에서 만나자는 약속이라도 해 볼까?
[기억에 남는 대사/장면]
난 그때보다 10살이나 더 먹었는데 얜 아직도 13살 그대로야.
[13살 때 보았던 묘비명을 보면서]
인생이 서투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해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만 있다면 타인과 진실한 교류를 할 수 있을 거예요.
[비엔나에서 손금쟁이]
난 종교적인 건 대부분 거부하지만 상실감이나 고통, 죄책감을 안고 이곳에 와서 답을 구하는 그런 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이 연민을 느끼게 돼.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고통과 행복이 한 장소에 융합돼 있으니. [비엔나 성당에서]
비엔나에서 만난 부랑자들은 다양하다. [부랑 시인에게 시를 받고 나서]
어떤 할아버지 밑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 말이 자신은 평생 일이나 출세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살았대. 그런데 52세가 되고 보니 문득 자신은 아무것도 베풀지 않고 살았다는 게 느껴진 거야. 그분 인생에 타인을 위한 시간은 없었어. [셀린]
남자와 여자의 사랑 방법은 틀릴 것 같아. 커플이 몇 년 동안 같이 살게 되면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고 또 상대방의 습관에 싫증을 느끼게 돼 서로를 싫어하게 된다고 했잖아? 난 정 반대일 것 같아. 난 상대에 대해 완전히 알게 될 때 정말 사랑에 빠질 것 같거든. 가르마를 어떻게 타는지 이런 날은 어떤 셔츠를 입는지, 이런 상황에선 정확히 어떤 얘기를 할지 알게 되면 난 그때야 비로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거야. [셀린]
일상처럼 비엔나엔 해가 뜨고 공동묘지가 보이고 유람선이 떠간다. 놀이 공원에는 회전 관람차가 서있고 물을 뿜어내는 분수에는 동상이 서 있다. 전철 길에서는 방향을 다르게 하는 전철이 교차하며 새벽을 맞이하고 있었고 할머니 한 분이 공원을 가로질러 산책을 하고 있는 평범한 풍경이 셀린을 보낸 제시의 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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